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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종 상월 대조사 탄신 100주년 봉축법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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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종 상월 대조사 탄신 100주년 봉축법요식

입력
2011.12.2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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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實相)은 무상(無相)이고 묘법(妙法)은 무생(無生)이며 연화(蓮華)는 무염(無染)이다. 무상(無相)으로 체(體)를 삼고 무생(無生)에 안주하여 무염(無染)으로 생활하면 그것이 곧 무상보리(無上菩提)요 무애해탈(無碍解脫)이며 무한생명(無限生命)의 자체구현이다. 일심(一心)이 상청정(常淸淨)하면 처처(處處)에 연화개(蓮華開)니라."(상월 대조사 법어)

22일 오전 10시 충북 단양군 영춘면 백자리의 대한불교 천태종 총본산 구인사(救仁寺) 광명전에서 상월 원각 대조사(上月 圓覺 大祖師ㆍ1911~1974) 탄신 100주년 봉축법요식이 열렸다. 천태종의 잔칫날을 축하하듯 이날 새벽 구인사를 병풍처럼 둘러싼 소백산 자락에는 함박눈이 소복이 쌓였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봉축법요식에는 천태종 도용 종정,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중국불교협회 홍두 상무이사, 일본 천태종 고문 니시오카 료코(西郊良光) 스님과 신도 2만여명이 참석했다. 천태종 종회의장 도산 스님의 상월 대조사 법어 봉독에 이어 한중일 불교 대표단이 상월 대조사를 추모하는 다례재를 거행했다.

자승 스님은 축사를 통해 "상월 대조사는 우리 불교계가 공리공론을 지양하고 실천적 활동을 추구하도록 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기렸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천태종 중창조(重創祖) 상월 대조사는 한국 종교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신도를 늘린 주인공이다. 1968년 1월에 중창된 천태종은 현재 전국 말사와 포교당 350개소, 승려 450명, 신도 250만명을 확보해 조계종에 이어 불교 2대 종단의 교세를 자랑한다.

천태종은 1,400년 전 중국 수나라 때 저장(浙江)성 천태산에서 지자(知者)대사가 창립했으며, 묘법연화경을 근본 경전으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1097년 고려 숙종 2년 대각국사 의천(義天ㆍ1055~1101)이 맥을 이었고, 조계종과 함께 고려 후기 불교를 주도했다. 하지만 억불정책을 편 조선시대에 와서 강제 통폐합돼 오랫동안 명맥이 끊겼다.

1911년 강원 삼척에서 태어난 상월 대조사는 15세에 구도에 나서 현재의 구인사 터에 초가집을 짓고 수행하다 깨달음을 얻은 뒤 '애국불교, 생활불교, 대중불교'를 표방하며 1967년 천태종을 중창했다. 상월 대조사는 특히 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는 참선하는 주경야선(晝耕夜禪)의 새 종풍(宗風)을 일으켰다.

천태종 총무원장 직무대행 무원 스님은 "상월 대조사는 '소백산 생불(生佛)'로 불리며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치유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며 "구인사란 이름도 모든 사람을 어질게 만들어 스스로 구원받도록 만들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월 대조사의 사상은 한마디로 모두가 깨달음을 얻는 불교의 대중화"라고 말했다. 승속(僧俗)의 구별없는 수행을 강조하는 전통은 지금도 이어져 천태종에서는 스님과 일반 신도가 함께 매년 두 차례 1개월씩 안거(安居)한다. 무원 스님은 "상월 대조사는 염불 수행과 '살인하지 마라' '도둑질 하지 마라' 등 10개 핵심 계율인 10선계(善戒)를 만들어 계율도 대중화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원각불교사상연구원 권기종 원장은 "원각 대조사는 목적 중심의 불교에서 과정 중심의 불교로, 전문 불교에서 대중 불교로, 선 수행에서 염불 수행으로 불교의 축을 이동시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단양=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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