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추운 날엔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참 힘들다. 오후쯤 되면 왠지 머리가 무겁고 눈이 따끔거리고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딱히 어디가 아픈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이런 증상은 밀폐된 공간에서 오래 생활하기 때문에 겨울철에 많이 생기는 '실내증후군'이다.
밀폐된 실내에선 공기 순환이 잘 되지 않아 산소가 부족해진다. 가구나 생활용품 등에서 나오는 각종 휘발성 오염물질과 미생물도 공기 중에 뒤섞인다. 이런 공기가 인체의 생리기능에 적합할 리가 없다.
춥다고 창문을 꼭꼭 닫고 난방을 계속하는 가정집이나 사무실일수록 실내증후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눈, 코, 입이 자극을 받고, 목이나 코 안이 건조하고,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럽고, 메스껍고, 피부가 불그스름해지는 게 대표적인 신체 증상이다. 오래 있을수록 기억력과 작업능률이 떨어지면서 점점 피로가 쌓인다. 현대인들은 하루의 80% 이상을 실내공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당장 나타나지 않아도 장기적으로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보통은 맑은 공기만 마셔도 증상이 저절로 나아진다. 그래서 창문을 열어 규칙적으로 환기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찬공기 때문에 감기 걱정이 든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조정진 교수는 "낮은 온도는 호흡기질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다"며 "오히려 밀폐되고 건조한 실내에 오래 있을 경우 면역력을 유지해주는 점막이나 침이 마르면서 감기나 기관지염, 천식 같은 호흡기질환이 생기거나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기 순환이 안돼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미생물이 계속 실내에 머물면 겨우내 콧물과 마른기침을 호소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겨울이라도 자주 환기시켜 실내 온도를 18~20도, 습도는 60% 이상으로 유지하라고 권한다. 추우면 난방을 더 하기보다 옷을 한 겹 더 걸치는 게 건강에 훨씬 좋다. 물이나 차를 자주 마셔 호흡기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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