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남녀가 같은 여관에서 사흘 간격으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일단 두 자살사건의 관련성을 찾지 못했지만 공교로운 상황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16일과 19일 용산구 보광동 A여관에서 32세 남녀가 잇따라 자살해 정확한 사망 경위와 사건의 연관성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6일 오후 이 여관 201호에 투숙한 송모(32ㆍ여)씨가 가슴에 피를 흘리며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 옆에선 흉기가 발견됐고 외부침입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며 "스스로 자신을 찔러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송씨는 미국 유학을 하다 가정 형편이 나빠 6개월 전쯤 귀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흘 뒤인 19일 오후 2시쯤에는 같은 여관 301호에서 최모(32)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는 욕실 샤워대에 자신의 넥타이로 목을 맨 채 숨져 있었고 벽을 주먹으로 내리 친 흔적도 있었다. 최씨의 외투에서는 전 애인으로 추정되는 여성 사진 10여장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애인과 결별을 비관,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송씨와 최씨는 모르는 사이로 보이나 자살카페 가입 여부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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