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사진) KT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KT는 21일 CEO 추천위원회를 열어 이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이사로 의결되면 2015년까지 3년간 두 번째 임기를 맞게 된다. 이현락 추천위원장은 "이 회장이 제출한 지난 3년간 사업성과와 향후 3년간 경영 계획을 검토한 결과 향후 KT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최적의 인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2009년 취임한 이 회장은 자회사 KTF와 합병한 KT를 이끌면서, 공기업 체질이 강한 KT를 혁신마인드로 뜯어고쳐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국내에 처음으로 애플 아이폰을 도입해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고, 일본 소프트뱅크와 미국 시스코 등 해외 유명 정보기술(IT) 업체들과 사업 제휴를 추진하며 KT 최초로 연간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2조원의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BC카드, 금호렌터카 등 다양한 업체 등을 인수하며 기존 통신사업에서 벗어나 사업영역을 금융, 콘텐츠 등 다각도로 확대했다. KT 관계자는 "통신사업이 성장한계에 봉착했다는 점을 빨리 간파하고 이종 산업과 융합 등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면서 KT의 지속 성장 가능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KT의 몸집을 줄이는 과정에서 5,000명 이상을 감원, 해직사원들과 큰 마찰을 빚기도 했다. 또 정치권이나 청와대 출신인사들을 영입해 낙하산 논란이 이어졌고, 종합편성채널에 거액을 출자함으로써 언론관련 시민단체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충분한 주파수 확보에 실패해 2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서둘러 종료하려다 서울행정법원의 중지명령으로 무산됐고, 결국 경쟁 이동통신사들이 시작한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여태껏 개시하지 못하게 되는 등 경영상 흠집도 안게 됐다.
따라서 2기를 맞게 된 이 회장은 LTE 투자를 서둘러 4세대 이동통신에서 앞서 간 경쟁업체들을 따라잡고, 유선통신을 대신할 만한 클라우드서비스 등 신수종 사업을 확대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과 연결 고리를 끊고 부정적인 공기업 이미지를 씻어내는 것도 이 회장이 두 번째 임기 때 매듭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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