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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사진가 '임응식-기록의 예술, 예술의 기록'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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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사진가 '임응식-기록의 예술, 예술의 기록' 展

입력
2011.12.2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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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벗은 딸을 업은 남루한 차림의 아버지는 차마 음식점 앞에서 걸음을 떼지 못한다. 전쟁통 굶주림에 지친 부녀의 뒷모습에선 마음 속에서 수없이 교차했을 갈등이 그대로 묻어난다. 동시대인들의 삶을 카메라로 기록해온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선구자' 임응식(1912~2001)씨의 1951년작 '부녀'다.

'삶이 곧 사진'이었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임응식씨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울 정동 덕수궁미술관에서 '임응식-기록의 예술, 예술의 기록'전이 21일 개막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160점과 유족이 소장한 미공개 필름을 인화한 40여점 등 200여점을 통해 임응식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는 자리다.

한국의 1세대 사진가로 사진 역사를 온몸으로 개척해온 온 임씨는 6.25전쟁 종군기자로 피비린내 나는 전장을 누비면서 사진의 기록성에 눈떴다. 그 후 리얼리즘 계열의 '생활주의 사진'을 주창하면서 당대 현실과 사람들의 삶을 꾸밈없이 표현했다.

전쟁 전까지만 해도 일제강점기부터 유행한 회화적인 분위기의 살롱사진이 주류였지만 1950, 60년대에는 임씨의 사진이 사진계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으며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20일 미술관에서 만난 고인의 장남 임범택씨는 "사진작가로서 철두철미한 원리원칙주의였고, 인간적으로는 불의를 참지 못하는 분이셨다"며 아버지를 회상했다.

이번 전시에는 임씨가 사진을 찍기 시작한 1930, 40년대 일제강점기 작품부터 그가 이름을 널리 알린 50년대 리얼리즘 계열의 생활주의 사진, <공간> 지에 연재했던 60년대의 '한국의 고건축' '한국의 예술인' 시리즈 등의 작품이 연대순으로 걸렸다.

또 생전에 전시하려고 했던 서울 명동거리 풍경과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스냅사진도 최초로 공개된다. 195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변화하는 명동 분위기와 그가 많은 애정을 쏟았던 여성 패션의 변천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

작품뿐 아니라 제자들이 촬영한 임씨의 사진과 서신, 품에 늘 안고 다녔던 여러 대의 카메라도 함께 전시돼 사진작가 임응식의 발자취를 만나볼 수 있다. 내년 2월 12일까지. (02)2188-6072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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