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52) 전북 감독이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국 축구를 구해낼 소방수로 낙점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지난 8일 조광래 감독의 해임으로 공석이 된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최 감독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최감독은 김호 감독 이후 고졸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됐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단기간에 전력을 극대화하고 안정적으로 대표팀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고려해 최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확정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3일 기술위원회에서 "외국인 사령탑에 무게를 두겠다"고 했던 황보 위원장은 "최 감독은 처음부터 기술위원회의 우선 협상 대상이었지만 본인이 고사했다. 몇몇 외국인 지도자와도 접촉이 있었지만 최 감독이 한국 축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결심을 굳혀 확정됐다"고 부연했다.
황보 위원장은 최 감독의 임기와 계약 조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다. 김진국 KFA 전무는 "기본적으로 대표팀 사령탑의 임기는 월드컵 본선까지로 봐야 한다. 계약 조건을 놓고 곧 협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은'독이 든 성배'로 표현될 만큼 위험 부담이 큰 대표팀 사령탑을 수락한 최 감독이 어떤 색깔을 한국 축구에 입힐지에 쏠린다. 전임 조 감독과 최 감독이 여러 면에서 대조적인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축구 대표팀의 변화를 더욱 눈 여겨 볼 만 하다.
공격 축구 지향자라는 공통 분모가 있지만 조 감독과 최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색깔은 큰 차이를 보인다. 전임 조 감독의 롤 모델이 스페인 축구라면 최 감독의 이상형은 독일 축구에 가깝다. 독일 대표팀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3위에 그쳤지만 극단적인 공격지향 전술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를 연파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 감독의 극단적인 공격 지향적인 전술은 올 시즌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스페인 대표팀 스타일의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를 추구했던 조 감독에 비해 최 감독의 스타일은 좀 더 선이 굵고 직선적이다.
조 감독은 빠르고 활동 변경이 넓은 중앙 공격수를 선호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제공권 장악에 능하고 문전에서 확실한 결정력을 보이는 공격수를 중용한다. 조재진과 이동국(33ㆍ전북)이 대표적인 경우다. 정성훈도 지난 시즌을 마친 후 전북에 영입됐다.
선호하는 선수 스타일에도 차이가 난다. 조 감독은 체력보다 두뇌 회전이 뛰어난 선수를 선호했고 젊은 선수들에 후한 점수를 준 반면 베테랑의 기용에는 인색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베테랑을 중용한다.'한 물 갔다'고 평가된 선수들을 영입해 재기시키며 '재활 공장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최태욱(30ㆍ서울)과 이동국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 때문에 최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젊은'해외파'에 밀렸던 이동국과 김정우(29ㆍ성남)가 중용될 가능성이 높고 '멀티 플레이어'보다는 '스페셜리스트'가 후한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감독은 22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대표팀 운영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 최강희 신임 대표팀 감독은
▶생년월일 1959년 4월 12일 ▶출생지 경기 양평 ▶신체조건 175cm, 75kg ▶가족관계 부인과 슬하 1녀 ▶취미 골프, 바둑 ▶별명 봉동 이장, 강희대제 ▶출신학교 용두초-남대문중-우신고 ▶축구철학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축구를 하자 ▶K리그 통산 성적 103승 60무 68패 ▶프로선수 경력 포항(1983), 울산 현대(1984~1992),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대표팀 ▶지도자 경력 수원 삼성 코치(1998~2001), 부산 아시안게임 대표팀 코치(2002), 국가대표팀 코치(2003~04), 전북 현대 감독(2005.07~2011) ▶우승 경력 FA컵(200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2006),K리그(2009, 2011)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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