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공표할 가능성을 미리 보고 받고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내각 정보조사실은 19일 오전 북한이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소식을 전한 이래 처음으로 '특별방송'을 할 것임을 총리실에 보고했다. 총리 비서관에서는 오전 10시 22분 관련 정보를 수집해달라고 정보조사실에 요구했고 10시 39분 과거 북한이 이전에 내보낸 특별방송과 중대방송의 리스트를 첨부한 보고서를 총리실에 보냈다. 정보조사실은 노다 총리에게 특별방송과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김일성 주석 사망 시에만 특별방송을 한 것에 비춰 정황상 이를 예측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분석이다.
하지만 노다 총리는 보고를 받은 직후 당초 예정된 소비세 증세의 타당성을 알리기 위한 거리연설을 위해 이날 낮 12시 집무실을 떠났다. 노다 총리는 북한 중앙통신TV의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공식 발표했다는 보고를 받고 연설을 취소하고 낮 12시9분 관저로 복귀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이 발표될 수 있음을 사전에 보고받았음에도 거리연설을 위해 집무실을 떠난 것은 노다 총리의 위기관리 능력을 의심케 하는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이에 대해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노다 총리가 특별방송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직원들에게 내용을 잘 챙겨보라고 지시한 뒤 집무실을 떠난 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