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다음달부터 가장 싼 휴대폰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다. 스마트폰을 갖고 있으면 최저 월 1만7,000원에 이용할 수 있어 현재 나와 있는 스마트폰 요금제 가운데 가장 싸다.
제4이동통신 선정은 무산됐지만, 강력한 브랜드파워와 콘텐츠를 가진 CJ가 최대 반값에 가까운 저렴한 가격으로 공세를 펼칠 경우 이동통신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CJ헬로비전은 다음달 1일부터 기존 이동통신보다 20~50% 저렴한 이동통신서비스 '헬로모바일'을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요금이 저렴한 이유는 자체 통신망을 갖지 않고 KT의 통신망을 빌려서 제공하는 가상이동통신망서비스(MVNO)이기 때문이다.
총 9종의 요금제 가운데 월 기본료가 2만8,000~4만7,000원인 요금제는 기존 이통사의 3만4,000~5만4,000원짜리 요금제와 유사한 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에 20% 가량 저렴하다. 다만 무선 인터넷 이용을 위한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는 없으며 최대 1GB만 제공한다.
스마트폰은 팬택과 KT테크, 삼성전자 등 총 3종이 공급되는데 별도 구입비용은 없다. 삼성전자는 특히 구글의 공식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갤럭시넥서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요금제는 '유심스마트플러스' 3종이다. 이 요금제는 약정이 끝난 타 이동통신사 이용자의 경우 기존 스마트폰에 CJ헬로비전에서 제공하는 범용이용자식별모드(USIMㆍ유심)카드만 꽂으면 요금이 최대 50% 가량 할인된다. 즉, 월 1만7,000~4만원을 내면 타사 월 3만4,000~5만4,000원 요금제와 유사한 조건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 내년 1월부터 약정만료되는 타 이동통신사 가입자들은 기존 번호를 그대로 쓰면서(번호이동) CJ헬로비전으로 옮길 수 있다.
CJ는 여기 그치지 않고 그룹의 핵심사업을 모두 이동통신과 연계할 계획이다. 즉, 홈쇼핑부터 올리브영, 푸드빌, 빕스 등 외식사업과 CGV 등 영화관까지 이동통신과 연계해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현금처럼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제휴사들은 CJ헬로비전의 가입자 유치를 위한 판매점 역할도 겸하게 된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우선 1월에는 홈쇼핑인 오쇼핑을 통해 가입자를 모집하지만 이후에는 각 제휴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CJ그룹이 보유한 영화 방송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도 이동통신과 연계해 제공된다. 이와 관련해 음악서비스인 엠넷, 동영상 서비스인 티빙 등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특화 스마트폰도 내놓기로 했다.
업계는 CJ의 등장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원래 MVNO의 출현을 대수롭지 않게 봤지만, 국내 최대의 엔터테인먼트기업이자 엄청난 콘텐츠를 보유한 CJ가 이동통신서비스를 시작하자 그 파괴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벌써부터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다른 중소 MVNO사업자들과 달리 CJ는 먹거리 놀거리 볼거리를 워낙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신서비스와 묶을 경우, 더구나 싼 통신료로 공세를 편다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파고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도 제4이동통신이 수포로 돌아간 뒤론 통신요금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MVNO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어서, CJ헬로비전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CJ 관계자는 "저렴한 요금과 풍부한 콘텐츠로 그동안 스마트폰 사용을 꺼렸던 주부와 청소년, 약정 만료를 앞둔 타사 가입자들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며 "사실상 그룹의 핵심역량이 모두 스마트폰에 집중된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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