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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한반도 정세/ 남북관계 '시계제로'… 주변4강 한반도 전략 대전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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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한반도 정세/ 남북관계 '시계제로'… 주변4강 한반도 전략 대전환 예고

입력
2011.12.1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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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따라 대격랑 속에 휘말리고 있다.

한반도 정세 흐름의 중심 축을 형성해온 북한 최고 실권자의 갑작스런 사망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는 물론, 동북아 정세가 안개 속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후계자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중심의 새 지도부가 빠른 시일 내 안착을 하느냐 여부가 남북관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의 전반적인 흐름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먼저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은 한반도를 둘러싼 모든 이슈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태세다. 당장 6자회담 재개를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됐던 22일 중국 베이징 북미 3차대화도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취임 이후 조심스럽게 유화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던 남북관계도 당분간은 대화 단절 상태를 면키 어렵게 됐다. 금강산 관광 사업의 재개는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게 됐으며, 개성공단의 사업 협력 부분도 장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결국 북한의 향후 정세는 김 부위원장 체제가 전면에 등장하는 시기가 돼야 가늠할 수 있다. 즉 북한 체제가 김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해 갈 경우 불확실했던 한반도 정세의 흐름도 서서히 방향성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먼저 김 부위원장 입장에서는 북한 주민들의 극심한 생활고 해결이 가장 절실한 문제다. 따라서 이전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북핵 포기와 이에 따른 경제적 지원을 희망하고 나설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미ㆍ일ㆍ중ㆍ러 등 주변 4강국의 한반도 전략도 이전과 달리 크게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ㆍ중의 경우 조기에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큰 틀의 전략 전환이 있을 수도 있다. 6자회담의 조기 재가동을 위해 핵 포기에 따른 경제적 지원을 이전보다 더욱 확대된 규모로 제시하면서 북측 설득에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남측도 같은 맥락에서 북측에 대한 설득이나 대화 재개를 위해 전향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군부 등 북한 내부의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김 부위원장의 체제 불안정성이 이어지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북한 내부는 권력 공백기를 거치며 극도의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이 한동안 지속된다면 남북관계는 최악의 파국에 직면할 수 있고 주변국들도 정세의 안정을 명분으로 외교적 개입을 본격화할 수 있다.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이 계속될 경우 종국에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북한이 체제 결속을 노린 의도적 도발이나 내부 권력 투쟁 과정에서의 우발적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김정일 사망은 남북관계에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며 "남한 측이 북한의 불확실성을 북한 붕괴로 생각해 대북 압박을 한다든지 하면 힘들어지고 오히려 대북지원의 검토 등으로 대응한다면 남북관계의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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