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전면에 나서는 후계자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향후 어떤 정책과 리더십을 발휘할 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과거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와 최근 국제정세 등을 고려할 때 미국과의 관계를 고리로 남북관계를 풀어가려는 기존 노선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18일 일부 미국 언론은 미국이 금주 내에 북한에 상당한 식량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북한도 수일 내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사실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1994년 김 주석 사망 당시에도 한 달여 만에 제네바에서 열린 제1차 북미고위급회담에서 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근 남측에 대한 북측의 불신이 깊고 남측 또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어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변할 가능성은 낮다”며 “북미 관계의 변화에 따라 (남북관계는) 유동적으로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이 사망 직전인 지난해 5월과 8월, 올해 5월 등 1년 사이 세 번이나 중국을 방문한 이유 중 하나도 경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부위원장의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나선 및 황금평 특구 개발을 담당하는 북·중공동지도위원회의 북측 위원장으로 외자유치 사업에도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사실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 한다.
내치에 있어서는 당분간 후견인 그룹의 도움을 받아 실질적인 권력을 장악하는데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일체제가 확립되면 이후에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유훈을 잇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이 생존 당시 2012년을 강성대국 원년의 해로 정하고 국가 정책의 초점을 맞춰왔다는 점에서 정책 계승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성격이 난폭한 것으로 알려진 젊은 나이의 김 부위원장이 한 국가를 이끌어 나갈 안정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양 교수는 “현재까지 알려진 김 부위원장의 모습을 볼 때 권력자로서 카리스마를 가진 정치를 펼치기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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