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순풍을 타고 있던 북미대화를 다시 시험대에 올려 놓았다. 이른 시일 내 발표 예정이던 미국의 식량지원 및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잠정 중단 조치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A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미 당국은 "북한이 외부세계와 접촉할 입장에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대북지원 및 대화에 대한 결정이 연기될 것 같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양국은, 미국이 19일께 식량지원을 공개하고 북한이 수일 내 UEP 잠정중단 방침을 발표하면서 22일 북미3차 대화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 당국은 적어도 김정일 애도 기간인 29일까지는 북한이 어떤 조치에도 반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대화를 매개로 진행할 예정이던 북핵 6자 회담도 마찬가지로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화의 재개는 북한 새 지도체제의 안정 여부에 따라 그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상황 관리가 필요한 미국으로선 김정은 체제의 조속한 안정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식량지원 재개를 발표하고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미 민주당 정부는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으로 김정일 체제의 안정을 지원하려 해 한국 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전략정보 분석업체인 스트래트포는 "김정일이 사망했다는 이유로, 최근 재개된 북미대화를 무산시킬 이유가 없다"며 북한도 북미대화를 지속시키길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트래트포는 또 "북한은 지나친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변국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군부가 김정은 측에 동참하고 있어 북한이 안정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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