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불프(52) 독일 대통령이 기업인에게 거액을 빌리고 휴가 기간 중 고급별장을 제공받는 등 스폰서 의혹에 잇달아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불프 대통령은 "2003년부터 지난해 사이 니더작센 주총리 재임 시절 기업인 소유 별장에서 휴가를 보냈다"고 밝히며 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인정했다. 그는 "휴가를 보낸 것과 (주총리로서의) 공적인 역할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이는 니더작센 주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불프 대통령의 스캔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달 초에는 주총리 재임 시절인 2008년 개인 채무 문제와 관련, 주의회에서 거짓 해명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주의회 의원들이 주총리와 기업인 에곤 게르켄스와의 연루설을 제기하며 경제적 관련성을 따져 물었을 때 불프 대통령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최근 독일 일간지 빌트는 불프 대통령이 이 기업인으로부터 연리 4%에 50만 달러를 빌려 쓴 사실을 보도했다.
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미국으로 휴가를 보내러 갈 때 게르켄스가 비행기표를 업그레이드해 준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는 등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독일 대통령은 실권이 없이 상징적 국가원수 역할을 하는 명예직이지만 불프 대통령의 위기는 유럽 재정위기 해법에 여념이 없는 같은 당(기민당) 소속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까지 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호르스트 쾰러 전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파병 주장 발언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자 메르켈 총리가 불프 당시 주총리를 후보로 밀어 그의 당선을 도왔기 때문이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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