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북한 변수는 국내 금융시장에 단기 악재로 작용하거나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에 버금가는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엔 오히려 주가가 소폭 상승했다.
19일 한국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김 주석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1994년 7월 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34% 상승했다. 다음날에도 0.78% 오르며 대내외적인 충격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잠시 오르는 듯하던 원ㆍ달러 환율 역시 사망 소식 전후 이틀 만에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갔다.
보다 직접적인 긴장을 유발했던 북한의 군사도발은 충격 강도가 좀더 세서 사건 당일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아갔다. 그러나 상황이 안정되면서 장기적인 영향은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1차 연평해전이 터진 99년 6월 15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4% 가까이 폭락했으나 결국 2.21% 하락으로 낙폭을 줄였고,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불과 한달 만에 고점(1052.59)을 찍었다. 2차 연평해전(2002년 6월 29일)은 발생 당일부터 이틀이나 휴장한 게 완충작용을 해 증시가 오히려 상승했다.
북한 핵실험의 단기 충격파는 더 강했다. 1차 핵실험 때인 2006년 10월 9일엔 장중 3.58% 하락했고, 2차 핵실험(2009년 5월 25일) 당일엔 장중 6.31% 폭락하며 공포심리를 자극했다. 그러나 핵실험 충격 역시 하루살이에 그쳐 이내 하락폭을 만회했고, 다음날부터 상승세로 돌아서거나 평정을 되찾았다.
이후 학습효과 탓인지 북한의 군사도발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타격은 더욱 약해졌다. 지난해 발생한 천안함 침몰(3월 26일)과 연평도 포격(11월 23일)은 장중 출렁임 외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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