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경쟁에서 후발 주자였던 제주도가 막판 역전 드라마를 만들 수 있었던 데는 '관제 동원'의 힘이 절대적으로 작용했다.
제주도와 제주시, 서귀포시는 당시 공무원들을 전화투표에 집중 투입했다. 투표 마감 두 달 전부터는 행정전화를 무제한 사용토록 했고, 전 공무원에게 1인당 하루 500통 이상의 전화투표를 독려했다. 제주시 공무원 A씨는 "하루에 전화 500통을 하려면 꼬박 3시간 정도(1통당 20초 소요)가 걸린다"며 "손에 지문이 지워질 정도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무원들은 목표 달성을 위해 퇴근을 늦추고, 주말에는 실ㆍ과별로 출근해 할당된 투표 수를 채웠다. 부서별 통화 수를 보고하게 해 경쟁을 유도했다. 서귀포시 공무원 B씨는 "강제는 아니라 하더라도 부서별 통계가 나오면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퇴근 후에 남아서 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다. 각 읍ㆍ면ㆍ동사무소는 아르바이트생까지 동원했다. 한 동사무소 직원은 "동별로 하루에 많은 곳은 1만통 이상, 보통 5,000~7,000통 정도는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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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투표와 인터넷 투표 외에도 공무원들은 기업, 학교 등에서 기탁금 모금도 했다. 이에 따라 제주에선 초등학생들의 동전 모으기 캠페인까지 등장했다. 이렇게 모은 민간기탁금이 57억 7,300만원(3,000만통 상당)에 달한다.
또 직접 문자나 휴대전화 투표를 하지 않더라도 동전만 투입하면 투표가 이뤄지는 동전 투입 자동 전화 투표기도 만들어 활용했다.
제주=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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