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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등 클래식 연주자들 "세종문화회관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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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등 클래식 연주자들 "세종문화회관 싫어"

입력
2011.12.1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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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의 재계약 문제가 논란 끝에 마무리된 가운데 정 감독이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장 구조 자체가 오케스트라 공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18일 서울시향이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2012년 사업계획 및 예산(안)'에 따르면 시향은 내년에 정 감독이 지휘하는 18차례의 정기공연을 모두 세종문화회관이 아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의전당에서 연다. 정 감독이 내년 세종문화회관에서 하는 공연은 특별공연 3회, 기업공연 2회 등 총 5회뿐이다.

이는 1955년 시민회관 용도로 지어 대극장 구조와 규모(3,000여석)가 오케스트라 공연에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2003년 289억원을 들인 대극장 리모델링 후에도 원음의 가청 주파수가 청중의 귀에 도달하는 시간이 1.2~1.4초를 벗어난다. 음의 공명이 잘 안되고, 하울링 (howlingㆍ 재출력이 반복되며 소음이 지속되는 현상)이 심하다.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는 오케스트라 공연을 할 경우 지휘자나 연주자의 의도를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올해 대극장 음향개선공사에 10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음향 보정을 하려했으나 시의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건물 구조상 개선공사를 다시 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자 '시립 예술단인 서울시향의 예술 생산능력을 시립 공연장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세훈 전 시장이 물러나면서 노들섬 오케스트라 전용 공연장 건립은 요원해진 상황이다. 앞으로 3년 간 7조원의 부채를 줄이고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박원순 시장은 이 같은 문화사업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은 바 없다.

한 공연전문가는 "서울시향의 연주 실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는 데 이를 담아낼 오케스트라 전용관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정 감독을 영입할 때 이명박 전 시장이 약속한대로 새 전용관을 건립해야 단원들의 실력을 키워 정명훈 이후를 준비하는데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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