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하늘이 무너지면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을 하라고 하세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며칠 전 "당내 친이계가 내년 총선 때 '공천 보복'을 당할까 봐 불안해 한다"는 말을 한 친박계 의원으로부터 전해 듣고 이같이 말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육영수 여사 암살(1974년)을 사주한 북한을 자신이 2002년 방문했던 일을 거론하면서 "저는 어머니(육 여사)를 돌아가시게 한 북한에도 찾아가서 제가 할 일을 했던 사람인데, 왜 그런 걱정들을 하시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친이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2008년 18대 총선 때 몇몇 친이계 핵심 인사들이 친박계를 대거 낙천시켰던 일을 떠올리며 '친박계가 주류가 되면 보복을 당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에 박 전 대표가 '공천 보복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뜻을 측근 의원을 통해 전한 것이다. 이는 최근 친박계가 '계파 해산'을 결의한 것보다 더 적극적인 '당내 화합의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총선과 대선 승리라는 지상 목표 앞에 낡은 감정은 전혀 의미가 없다"며 "박 전 대표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총선 공천 때 친박계 출신 인사들을 오히려 더 많이 물갈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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