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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강 주역들 추위 녹인 '자선 하이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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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강 주역들 추위 녹인 '자선 하이킥'

입력
2011.12.1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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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진 1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8,700여명의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홍명보장학재단이 주최한 자선축구 행사는 풍성한 볼거리로 그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안정환, 이영표, 최용수 등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이 오랜 만에 한자리에 모였고, 야구선수 김현수(두산)와 개그맨 이수근도 좋은 자리에 동참했다.

'하나은행과 함께하는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 2011'은 '꿈을 실은 하이킥'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홍명보장학재단은 이번 경기를 통해서 얻은 수익금을 소아암 어린이와 소년소녀가장을 돕는데 쓴다.

이날은 정소영(11ㆍ금촌초등학교)양이 주인공이었다. 경기 전 매치볼을 건네는 중책을 맡은 정양은 현재 투병중인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생후 6개월 때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아버지는 5년 전 행방불명 됐지만 꿈을 잃지 않고 밝게 살아가고 있다.

최근 어린이 영어말하기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한 정양은 "오늘 경기로 축구를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여민지 선수를 가장 좋아하는데 직접 뛰는 모습을 봐서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준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스타들의 '묘기쇼'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10분씩 4쿼터로 나눠 열린 이날 경기에서는 사랑팀과 희망팀이 맞붙었다. 사랑팀은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안정환과 홍정호(제주), 여민지(대산고) 등으로 구성됐고, 희망팀에는 최용수 FC서울 감독과 이영표(밴쿠버), 이을용(은퇴), 윤빛가람(경남), 김현수 등이 포진했다.

미국 프로축구로 진출한 이영표는 수비수가 아닌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1쿼터와 3쿼터에서 활약한 이영표는 특유의 헛다리 짚기와 멋진 드리블 돌파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2골을 넣으며 사랑팀의 13-12 역전승에 기여했다. 반지 세리머니를 펼친 이영표는 "이게 축구인생에서 넣을 수 있는 마지막 골인 것 같아 세리머니를 마음 먹고 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현수는 야구 글러브 대신 골키퍼 장갑을 끼고 나왔다. 2쿼터에서 골문을 지킨 김현수는 상대의 슈팅을 연거푸 막아내는 신들린 '선방쇼'를 펼쳐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현수는 "평소에 축구를 보고 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뜻 깊은 자리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현수는 7분30초까지 상대의 슈팅을 잘 막아내다가 백성동(연세대)에게 아쉽게 골을 허용했다. 김현수는 희망팀 선수들과 함께 투수가 돼 공을 던지는 포즈를 취하는 '야구 세리머니'도 펼쳐 웃음을 선사했다.

자선축구 경기에서 첫 골을 넣어 팬들과 약속을 지켰던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추워서 처음으로 실내에서 했는데 반응이 좋아 기뻤다. 2002년 월드컵 멤버들이 모두 모였는데 앞으로도 자주 봤으면 좋겠다"며 "뜻 깊은 행사를 계속할 수 있어서 기쁘고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부탁 드린다"라고 말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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