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 블랙야크 등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품 품질이 저가 제품과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두 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아웃도어 의류인 코오롱 액티브에서 기준치의 20배에 달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목 손목 등 피부와 접촉할 수 있는 재킷의 내피에서 발암물질이 나온 것이어서 해당 상품 구매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은 16일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휠라 등 고가제품과 레드페이스, 트레스패스 등 중저가 아웃도어 제품을 비교한 결과, 산행 및 레저 활동을 위한 기능성 측면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용역을 받은 소시모가 국가공인 시험기관인 한국섬유기술연구소에 의뢰, 시중에 판매 중인 9개 브랜드, 12개 아웃도어 제품을 상대로 이뤄졌다.
이들 제품에 대한 안전ㆍ품질검사 결과 고가나 중저가 제품 모두 국내 산행 및 레저 활동을 하기에 충분한 품질을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노스페이스 등 고가 고어텍스 제품은 몇 번 빨면 중저가 제품과 기능이 비슷해졌다. 35만원짜리 노스페이스 고어텍스 제품의 방수력은 같은 회사의 19만원짜리 하이벤트 제품보다 1.9배 좋았지만 3회 세탁 후에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가격이 비싸다고 기능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가격대 별로 에코로바 하이드로V(37만원), 블랙야크 고어텍스(29만5,000원), 노스페이스 하이벤트 제품을 비교한 결과 보온성은 가장 저렴한 노스페이스 하이벤트가, 투습성(땀을 배출하는 정도)은 중가인 블랙야크 고어텍스가 가장 좋았다. 고가인 에코로바 하이드로V는 보온성이 가장 떨어졌고 투습성은 중간이었다. 소시모는 “이처럼 기능은 별 차이가 없는데도 가격 차는 두 배나 벌어졌다”며 “소비자들이 아웃도어 의류의 기능성을 비교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해 발표하라”고 정부에 제안했다.
한편 코오롱 액티브 재킷 내피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아릴아민(아조염료)이 기준치(30㎎/㎏)의 20배 가량(595㎎/㎏) 검출됐다. 코오롱은 중국 생산업체가 염료를 과도하게 사용해 높은 농도의 아릴아민이 제품에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제품은 올해 9~11월 GS와 롯데홈쇼핑을 통해 3,800여개가 판매됐으며, 코오롱과 홈쇼핑은 해당 제품을 리콜하기로 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구매자들에게 전화해 환불하거나 이상이 없는 제품으로 교환해주고 있다”며 “홈쇼핑 전용상품으로 판매한 액티브 제품에서만 발암물질이 검출됐으며, 코오롱 스포츠의 일반 아웃도어 제품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