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5일 2년 7개월 만에 당의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그는 전날 만난 쇄신파 의원들과의 약속에 따라 이날 의총에 참석했다. 이는 최근 지적된 '불통'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란 해석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등장 때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가 의총 참석을 위해 국회 본관에 들어설 때 비서실장 격인 이학재 의원 혼자서 박 전 대표를 맞았고,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 등 다른 친박계 의원들은 의총장에 앉아 있었다. 권위적인 이미지 해소를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의총장에 들어 선 박 전 대표는 "어디 앉아요"라며 둘러보다 앞쪽 세 번째 줄에 자리를 잡았고, 미소를 지으면서 이은재 의원 등 주변의 친이계 의원들과도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의원들의 요구로 의총 마무리 발언에 나선 박 전 대표는 친박계 해체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우리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를 향해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 열심히 함께 노력하자' 이 말 속에 친이ㆍ친박 문제 등이 다 녹아 있다"며 "그런 걸 지엽적으로 따지기 보다는 우리가 하나가 돼 짧은 기간 국민 신뢰 회복에 우리 모두가 매진하겠다고 할 때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다 풀리고 녹게 된다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돋보기도 모든 초점이 맞춰질 때 종이를 태울 수 있지 않느냐"며 "우리의 생각과 행동 하나하나에서 최고 가치를 추구하고 한 방향으로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박 전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국민 신뢰를 다시 얻는가"라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으므로 짧은 시간에 국민에게 다가가고 국민 삶을 챙기고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국민과 함께 하느냐에 당의 명운이 달렸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발언에 앞서 "여러분 제 목소리가 아닙니다. 감기를 앓아 변한 목소리를 들어도 놀라지 말고… "라며 가벼운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박 전 대표의 '소통' 문제는 의총에서도 화두였다. 친이계 박영아 의원은 "소통 부족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며 "오해와 불신을 좁히는데 시간이 걸려 김성식 정태근 의원이 탈당하게 돼 안타깝다"고 박 전 대표의 소통 방식을 겨냥했다. 친이계 조해진 의원은 "다른 대선 예비주자, 실체가 인정되는 계파도 화합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고, 쇄신파인 김성태 의원은 "지금까지 박 전 대표의 주변에서 TV 화면에 비쳤던 분들은 화면에서 빠져달라"며 박 전 대표 측근 의원들의 기득권 포기를 촉구했다. 이날 의총은 다소 이른 오전 8시에 시작됐지만 전체 169명 중 129명이 참석해 박 전 대표의 의총 참석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한편 한나라당 서울시당은 김성식(관악갑) 정태근(성북갑) 의원이 탈당신고서를 제출함에 따라 이들을 탈당 처리했다고 밝혔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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