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을 앞두고 마약을 나눠주는 산타가 등장해 독일 베를린이 발칵 뒤집혔다. 주간 슈피겔은 14일(현지시간) 산타클로스 복장의 남성이 베를린 도심에서 열리고 있는 크리스마스시장에 나타나 행인들에게 마약의 한 종류인 엑스터시를 탄 술과 음료를 건네 13명이 마시게 했다고 보도했다. 용의자는 나이 40~45세, 키 180㎝로 추정된다.
시민들은 성탄절을 앞두고 들뜬 상태에서 용의자가 나눠준 술과 음료를 의심 없이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21세 청년은 12일 시내 알렉산더광장의 크리스마스시장에 놀러 갔다가 산타가 나눠준 음료를 받아 "여기에 독을 탄 건 아니지요?"라는 농담과 함께 받았는데 산타는 그가 한 입 마시는 것을 확인하자 "전화할 곳이 있다"며 급히 사라졌다. 청년은 얼마 뒤 피가 섞인 구토물을 토해낸 후 응급차에 실려갔다. 9일에는 39세 여성이 크리스마스 야시장에 갔다가 종이컵에 담긴 와인을 받아 마시고 쓰러졌다. 경찰은 이들 범행을 동일 인물의 소행으로 보고 용의자 몽타주를 작성해 공개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주민들에게는 낯선 사람이 나눠주는 음료는 받아 마시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마약 산타의 등장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라앉자 시장 측은 1,000유로(약 150만원)의 현상금을 거는 한편 경찰과 함께 산타 추적에 나섰다. 엑스터시는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알코올과 섞일 경우 소량으로도 치명적인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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