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신업계가 운영 중인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기업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각종 해킹 사건들이 빈발하면서 방화벽 등 뛰어난 보안시스템을 갖춘 통신회사 IDC를 선호하고 있는 것. IDC는 기업들에게 데이터 관리용 전산 장비를 빌려주거나, 전산 장비는 있지만 공간이 없는 기업들에게 장소를 임대해 주는 곳을 말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통신업계의 IDC 이용률은 기업 고객 증가에 힘입어 전년대비 50% 이상 급증했다.
이처럼 IDC 이용률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최근 인터넷을 활용한 각종 업무처리가 증가하면서 데이터 수집 및 보관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 특히 과거에는 '닷컴' 같은 인터넷 관련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용이 빈번했지만 최근 들어 해킹 등 보안 관련 사고가 잇따르면서 보험과 금융은 물론이고 부품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IDC 전문 기업인 통신업체에 데이터 관리를 의뢰하고 있다.
사실 무정전 전원장치를 갖춘 통신업계의 IDC는 실시간 악성코드 및 바이러스 감시를 통해 디도스(DDoSㆍ분산서비스거부) 공격 등 인터넷해킹사고에도 효과적이다. 여기에 통신업체들의 효율적인 IDC 관리로, 비용절감과 함께 서비스의 질도 높아 '1석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999년 IDC사업을 시작한 KT의 경우 2005~09년 사이 약 13%에 머물렀던 기업 고객의 증가율은 올 들어 59%까지 증가했다. KT는 현재 서울과 지방에서 총 7개의 IDC를 운영하고 있다. KT는 IDC 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도 획득했다. KT IDC는 강도 6~7의 지진까지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를 적용해 지어졌다.
KT IDC를 이용하고 있는 메리츠금융정보 최원규 대표이사는 "기존에 각기 다른 장소에서 운영해왔던 데이터센터를 한 장소로 통합하면서 시스템 확장과 유지 보수 개선, 비용 절감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7개 도시에서 14개의 IDC를 운영 중인 LG유플러스도 최근 일반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용 업체가 1,500여개까지 증가했다. 지진에 강한 내진 설계와 항온ㆍ항습, 소방 및 보안 시스템을 갖췄으며 예상치 못한 장애에 대비해 데이터 복구가 가능한 백업 서버 도 보유하고 있다. 실시간 외부 인터넷 공격 차단을 위해 별도 방화벽 시스템도 구축했다. 지금은 LG유플러스에 합병된 옛 LG데이콤이 1999년부터 IDC 사업을 시작했다.
김종렬 KT 기업생산본부 운용센터 상무는 "사업 초기에는 이른바 닷컴 기업으로 불리는 온라인 게임 업체나 쇼핑몰 사업자가 전체 고객의 70%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기업들의 이용률이 크게 늘었다"며 "같은 장비라도 IDC 전문 업체가 관리를 하게 되면 운영 노하우가 있어 전기료를 15~20%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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