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박영준(51) 전 국무총리실 차장이 일본에서 SLS그룹 측으로부터 술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를 뒷받침할 만한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박 전 차장과 이국철(49ㆍ구속기소) SLS그룹 회장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최종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검찰은 박 전 차장의 2009년 5월22일 일본 출장 당시 접대한 인물로 알려진 SLS그룹 일본법인장 권모씨에 대한 최근 조사에서 박 전 차장에게 30만엔(445만원) 상당의 접대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권씨는 검찰 조사에서 박 전 차장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20만엔을, 승용차 대여비용으로 10만엔을 각각 지불했다며 증거자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권씨 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박 전 차장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방침이다.
그 동안 양측 주장은 팽팽히 맞서왔다. 이 회장은 지난 9월 기자회견을 통해 권씨가 400만~500만원어치의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한 반면, 박 전 차장은 술값은 지인인 대기업 법인장 강모씨가 냈다며 영수증을 공개하고 이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당초 이 회장의 주장이 입증되지 않아 박 전 차장 쪽에 유리하게 가던 검찰 수사는 권씨에 대한 조사를 계기로 박 전 차장이 접대를 받았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술자리에는 김형준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동석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김 전 관장이 권씨를 회유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검찰은 이 회장 측 주장이 맞더라도 박 전 차장을 무고 등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은 신중히 검토하기로 했다. 이 회장 측의 접대 사실을 몰랐다고 박 전 차장이 주장할 경우 단순히 사실을 오인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철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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