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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장부터 새터민 청소년까지… 똑똑한 고졸들, 취업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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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장부터 새터민 청소년까지… 똑똑한 고졸들, 취업을 택했다

입력
2011.12.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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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형공립학교인 남해제일고등학교 3학년인 임재영(19)군은 지난 9월 학교 게시판에 붙은 공고문에 눈길이 갔다. 대우조선해양에서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사무기술직 공개채용을 한다는 내용. 수능을 50일여 앞두고 임군은 고민에 빠졌다. 대학 진학과 취업이라는 선택의 갈림길에 선 임 군은 결국 취업을 선택했다.

임 군은 내신이 1등급으로 명문대 진학도 가능했던 상황. 그는 "조선공학과나 기계공학과를 목표로 대입을 준비했지만 대우조선에서 고졸 채용을 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다"면서 "대학을 진학 한다고 하더라도 대기업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기회가 있을 때 잡고 싶었다"고 말했다. 임 군은 특히 대우조선이 고졸 채용 후 중공업 사관학교를 통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는 얘기를 듣고 결심을 하게 됐다고 한다.

물론 반대도 있었다. 특히 학교에선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임 군이 산업전선으로 뛰어드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고 한다. 임 군은 "처음에는 선생님도 반대를 하셨지만 나중에는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셨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취업 후 야간대학에 진학해 경영학을 공부할 계획"이라며 "회사 내에서 대졸자 못지 않게 역량을 발휘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고교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사무기술직 공개채용을 실시한 결과, 임 군을 포함해 총 110명을 최종 선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원래 100명만 뽑을 계획이었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워낙 많아 10%를 더 뽑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합격자 명단에는 특수목적고, 일반계 및 특성화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새터민 청소년들을 위한 한겨레고등학교 출신도 있었다. 전국 총 94개 고등학교에서 합격자가 나왔으며 여학생이 22%에 달했다.

대우조선은 우수 학생들을 뽑기 위해 전국 순회 설명회를 가졌으며, 그 결과 32대 1의 높은 지원경쟁률을 기록했다. 학생회장 출신도 20여명이나 지원했다.

이번에 합격한 대구협성고등학교 3학년인 안원찬(19)군은 내신 2등급으로 성적은 우수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진학을 고민했던 터에 마침 대우조선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또래 친구들과 달리 대학을 진학하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대우조선 같은 세계적 기업에 취업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안 군 역시 취업 후 야간 대학에 진학해 회계학을 공부할 예정. 그는 "회계사 자격증도 따고 외국어도 공부해 해외현장에서도 근무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합격자를 대상으로 이번 주 중에 신체검사를 실시하고, 내년 1월5일 이들을 위해 설립한 중공업 사관학교 입학식을 갖고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간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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