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여성들의 작은 희망 씨앗이 됐으면 좋겠어요"
13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는 조금 색다른 카페가 문을 열었다. 가게 이름은 '카페 위(Cafe Wee)'. 필리핀 이주 여성 크레실다(34)씨를 비롯해 성남에서 다문화 가정을 이룬 이주 여성 5명이 설립한 마을 기업 카페다. 수익금은 모두 다문화 가정 및 아이들의 교육, 문화 지원비 등에 사용된다.
'카페 위'를 개점하기 위해 이주여성들은 4월부터 바리스타로부터 전문 커피 교육을 받고 카페 박람회도 탐방하는 등 착실하게 실력을 쌓았다. 그래서 원두커피 외에도 허브차, 핫초코, 샌드위치, 와플, 케이크 등 다양한 음식류를 준비했다. 이주 8년째인 크레실다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온 뒤 돈이 없어서 처음 3개월을 모텔에서 지냈어요. 남편은 지방 출장이 잦아 한 달에 한번 만났고요. 아는 사람도 없고 한국말도 몰라 필리핀으로 돌아가고 싶었어요"라며 힘든 시절을 회상했다.
그렇게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독학으로 한국어를 익힌 크레실다 씨는 성남여성복지회관에서 이주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기 까지 했다. 그러다 지난해 말 다문화가정센터에서 '카페 위' 사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됐다.
'카페 위'의 주인들은 단지 5명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더 많은 이주 여성들이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원한다고 했다.
평소 커피에 관심이 많았다는 캄보디아 이주여성 스레이멋(22)씨는 "2년 전 한국에 처음 왔을 땐 외롭고 힘들었지만 이제는 한국에서 전문 바리스타가 되겠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활짝 웃었다.
성남=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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