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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11] (2)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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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11] (2) 문화재

입력
2011.12.1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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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약탈해간 외규장각 의궤가 돌아왔다. 일제 총독부를 통해 빠져나가 일본 궁내청에 있던 조선 왕실 도서도 돌아왔다. 이를 계기로 국외 문화재 환수와 활용 업무를 전담하는 정부 기구로 문화재청 안에 국외문화재 팀도 생겼다. 올 한해 문화유산 관련 최고의 뉴스다.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있던 외규장각 의궤 297권(1993년 먼저 돌려준 1권 포함)은 지난해 양국 정상 합의에 따라 5년 단위 대여 형식으로 돌아왔다. 1991년 서울대 규장각이 반환을 공식 요청한 지 20년 만이다. 대여라는 조건이 굴욕적이라는 비판도 많았지만, 명분보다 실리를 택했다. 1970년대에 이 책들을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발견해 세상에 알리고 고국 귀환을 지켜본 재불 서지학자 박병선씨는 지난달 타계했다.

일본 궁내청의 의궤 등 조선왕실도서 1,205권은 지난해 체결된 한일 도서협정에 따라 넘겨 받았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당시 돌려 받은 1,432점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문화재 환수다. 문화재청은 20년 전부터 이 책들을 파악해 뒀고, 2006년 발족한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는 민간 차원에서 궁내청 도서 귀환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올해는 고려대장경의 해이기도 하다. 고려 현종 2년인 1011년 초조대장경 제작에 착수한 지 1,000년을 맞아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있는 경남 합천에서 '대장경 천년 세계 축전'이 성대하게 열렸고, 국립고궁박물관 불교중앙박물관 호림박물관 등에서 특별전시가 줄을 이었다.

고고학ㆍ역사학 등 학계가 주목한 주요 발굴 성과로는 충주 탑평리 고대도시 유적에서 확인된 초대형 수로, 공주 공산성에서 나온 백제의 옻칠한 가죽갑옷, 태안 앞바다에 침몰한 마도 3호선의 고려시대 목간 등이 꼽힌다. 탑평리에서는 초대형 수로 외에 이 곳이 고대 중원문화의 중심이었을 가능성을 높이는 굵직한 유물과 유구가 많이 확인됐으나 그 중 백제 주거지를 이전 복원하라는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에 학계가 반발하고 있다. 공산성의 백제 갑옷은 최고 수준의 옻칠 공예를 보여주는 것으로 화제가 됐고, 마도 3호선의 목간은 삼별초의 구성과 지휘 체계를 알려주는 정보를 담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자료가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택견과 줄타기, 한산모시짜기가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것도 올해의 낭보다. 특히 5ㆍ18 기록물은 한국 현대사 자료로는 처음 등재된 것이어서 의의가 더 크다.

문화유산 정책 분야에서는 2월 15일부터 시행된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논란이 됐다. 발굴 조사원의 자격 기준을 완화하고 조선 후기 유적은 선택적으로 발굴하도록 한 규정에 대해, 고고학계는 조사원의 자질 하락과 발굴 조사 위축을 부를 악법이라며 반발했다.

이밖에 광화문 현판, 낙단보 마애불, 반구대 암각화, 제주 강정해군기지의 유적이 사회적 관심을 받았다. 복원한 지 석 달 만에 금이 간 광화문 현판을 다시 만드는 문제는 한글로 쓰느냐 한자로 쓰느냐, 글씨와 바탕 색을 뭘로 할 것이냐 등을 놓고 여태 이견이 분분하다. 낙동강 낙단보에서 발견된 마애불이 4대강 공사 중 천공작업으로 훼손됐음이 확인되자 불교계가 크게 반발했다. 마애불이 하나 더 있다는 주민들 주장에 따라 문화재청이 진행한 제 2 마애불 찾기는 성과 없이 끝났으나, 주민들은 직접 찾아내겠다는 입장이다. 물에 잠겨 훼손이 심각한 반구대 암각화는 최근 물길을 돌려 보존하는 방안까지 나왔으나 수 년째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 하반기 들어 불거진 강정해군기지의 유적 보존 문제도 해군기지 반대론, 자연유산 보호론과 맞물려 현재진행형 쟁점이 되고 있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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