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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세 외교가 '해경 사망'참변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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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세 외교가 '해경 사망'참변 불렀다

입력
2011.12.1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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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영해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던 해양경찰관이 12일 중국 선원이 휘두른 흉기에 희생됐다. 2008년 9월 전남 신안군 가거도 해상에서 역시 불법 조업 중국 어선을 나포하던 해경 1명이 피살된 후 두번째다.

잇단 해경의 희생에 해양주권의 위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국 어선의 불법 조업 및 한국 해경의 단속에 대항하는 폭력행위를 사실상 방치하는 중국 당국의 방조적 태도, 법 집행과 외교적 측면에서 한국 정부당국이 보여온 저자세가 빚은 결과라는 비판이 거세다.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지난 10월24일 한국 해경의 중국 어선 불법행위 단속에 대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 측은 예의를 갖춰서 법 집행을 해주기 바란다"는 발언을 했다. 이틀 전인 10월22일 목포해경이 전남 신안군 가거도 해상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 3척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최루액을 살포하고 유탄발사기를 사용한 데 항의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중국 어선들은 우리 해경의 나포작전을 저지하기 위해 배를 서로 묶고 해경에 삽과 몽둥이 등을 휘두르며 저항했고, 해경은 자위권 차원의 무력행사를 한 것이었다. 한국 해역에서 이뤄진 정당한 공권력 행사에 중국 정부가 고압적 자세로 한국 정부를 압박한 것이다.

하지만 폭력 대항한 중국 선원들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사법처리하겠다고 큰소리쳤던 한국 해경은 다음날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등 석연찮은 이유로 불법 조업 행위에 대한 담보금만 받고 이들 선원과 어선을 중국으로 돌려보냈다. 장위 대변인은 다시 "한국 측이 예의를 충분히 갖춘 법 집행을 통해 중국 선원의 합법적 권리를 보장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중국 정부 대변인의 내정간섭이나 다름없는 발언에 대해 아무런 항의도 못하고 넘어갔다.

한중 간에 이처럼 고질적인 긴장을 야기하고 있는 불법 조업에 대해 중국 당국은 "중국 어선도 법을 충분히 준수하는 합법적 작업을 하기를 희망한다"는 말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불법 조업 문제가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협조를 부탁한다"는 식의 대응만 할 뿐이다. 이렇다 보니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양국 어업협정이 맺어진 2001년 이후 점점 조직화됐고 단속에 대한 저항은 갈수록 흉포화하고 있다. 그간 한국 해경이 2명이 목숨을 잃고 40여명이 넘게 부상을 당했다.

박석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은 이날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 중국 선원들의 불법 조업 등 행위에 대한 철저한 단속,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유감 표명을 요구했다.

인천=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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