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의 실력을 사실상 세계 무대에 처음 알린 박세리(34)가 후배들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골프 비전’ 선포식에서 “저를 능가하는 선수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선포식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여자프로골퍼들이 미국과 스웨덴에 이어 최근 통산 100승을 달성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대한골프협회가 마련했다. 박세리는 1998년 맥도날드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지난해 벨 마이크로 클래식 우승까지 LPGA 투어에서 25승을 거두며 한국여자프로골프 100승 가운데 4분의 1을 혼자 책임졌다.
박세리는 인사말에서 “LPGA 통산 100승 달성은 33명 선수가 함께 만든 것”이라며 “내년에도 후배들이 지금처럼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후배들을 보면 든든하다. 타국에서 어려운 생활을 잘 헤쳐나가는 후배들이 자랑스럽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세리 성공 이후 한국여자골프는 소위‘세리 키즈’로 불리는 최나연, 신지애, 유소연 등 뛰어난 선수들을 배출했다.
박세리는 신발을 벗고 연못에 들어가 ‘맨발 투혼’을 보이면서까지 경기에 최선을 다하며 당시 외환위기로 고통 받던 국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던 1998년 US오픈 우승에 대해 한 마디 했다. 그는 “당시 모든 국민이 한마음으로, 한 가족처럼 경기를 지켜봤다”며 “다들 저를 보면 그때의 감동을 되살린다”고 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 LPGA 100승과 함께 유럽을 제외한 세계연합팀과 미국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 2015년 대회 한국 유치도 기념한 선포식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100승 주인공 최나연, 각계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 뒤엔 65년 대한골프협회가 창립된 이래 약 50년 만에 세계 골프 무대를 평정했음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LPGA 100승 주인공들의 핸드 프린팅 행사도 열렸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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