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가 12일 새로운 기술위원회를 발족시켰다. 당면 과제는 졸지에 공석이 된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을 찾는 것이다.
KFA가 성적 부진과 팀 관리 소홀 등의 이유를 들어 8일 조광래 축구 국가대표팀을 해임한 뒤 팬들의 관심은 차기 감독에 쏠려 있다. 절차를 무시한 채 대표팀 감독을 경질한 만큼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인물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야 한다.
내년 2월 29일 홈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최종전에서 패한다면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10년간 쌓아 올린 한국 축구의 공든 탑은 순식간에 무너진다.
한국 축구는 현재 위기에 처해있다. KFA는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가 의심스러워 조광래 감독을 경질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 그러나 새로 출범한 기술위원회는 '긴급 상황'이나 '전시 체제'와는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지난 달 9일 이회택 부회장의 뒤를 이어 임명된 황보관 KFA 기술위원장은 1개월이 넘는 장고를 거쳐 이날 기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황보 위원장을 포함해 총 8명으로 구성된다. 이전과 비교해볼 때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엿보인다.
안익수 부산 감독은 K리그 현직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기술위원회에 선임됐다. 축구 현장에서 하석주 아주대 감독, 이규준 하남 FC 감독, 윤종석 장훈고 감독, 최수용 광주축구협회 전무이사 겸 금호고 감독이 발탁됐다. 정태석 순천향의대 재활의학과 교수와 윤영길 한국체대 교수는 비경기인으로 기술위원회에 합류했다. 황보 위원장은 "각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인재를 중심으로 선임했다. 특히 열정을 가진 젊은 인재를 우선 고려했다"고 구성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기술위원회의 당면 과제가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의문 부호를 좀처럼 지워낼 수 없는 인선이다. A대표팀의 젖줄인 K리그에 몸담고 있는 기술위원은 1명뿐이다. 대표팀과 K리그에서 많은 경력을 쌓은 지도자가 많지만 한 명도 선발되지 않았다. 반면 현직 고교 지도자는 3명이나 된다. 모두 겸직을 전제로 하고 있어 상근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이도 없다. 차기 감독 선임 과정에서 기술위원회의 존재 목적과 기능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미흡해 보이는 인선이다. 기술위원회는 13일 오전 파주 축구 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회의를 갖는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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