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1일 야권통합을 결의한 전당대회를 마무리함으로써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해 10•3 전당대회에서 대표가 되자마자 야권통합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고, 마침내 그 틀을 잡아놓고 퇴장하게 됐다.
손 대표는 지난 4ㆍ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텃밭으로 분류돼온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에 출마해 당선됨으로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이어 지지율 2위에 오르는 등 대선 행보에 탄력을 받기도 했다. 이후 다른 야당 및 시민단체와 손잡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주도한 무상급식 찬반 투표에서도 사실상 승리해 정치권의 무게 중심을 상당 부분 야권으로 끌어오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만 주력하다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원에 힘입은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 밀려 민주당 후보도 내지 못하자 대표직 사의를 표명하는 등 위기 상황을 맞았다.
하루 만에 사의를 철회했지만 이후 여권의 대항 세력이 민주당 등 야당에서 장외의 안 원장에게 쏠렸고 손 대표의 지지율은 하향세로 돌아섰다.
또 한ㆍ유럽연합(EU)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를 놓고 강경파에 의해 당의 노선이 오락가락했고, 여권의 강행 처리에 무기력하게 대처했다는 이유로 외부 진보진영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어 떠나는 순간까지 야권통합에 반대하는 민주당 당권주자파의 반발이 이어지는 곡절을 겪어야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권통합을 밀어붙인 손 대표가 내년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성과를 직접 가져갈지, 안 원장 등 외부 인사에게 내줄지 여부를 지금 상황에서 판단하긴 어렵지만, 일단 통합야당으로 치르게 되는 내년 총선이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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