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폭격으로 파키스탄 병사 26명이 사망한 사건으로 미국과 파키스탄 관계가 급격히 악화한 가운데, 미군이 주둔 중이던 파키스탄 공군기지에서 병력을 철수시켰다. 파키스탄 내 반미 여론이 커지는데 따른 조치다.
11일 AFP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군은 성명을 통해 “병력과 장비를 실은 미군의 마지막 항공기가 파키스탄 남동부 팔루치스탄주(州) 샴시 공군기지를 떠났다”고 밝혔다. 또 군은 “철수 작업은 지난주부터 시작됐다”며 “기지의 통제권은 파키스탄군으로 넘어왔다”고 덧붙였다.
미군의 샴시 기지 철수는 파키스탄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NATO 폭격으로 자국 병사가 사망한 이후 미군과 NATO군 보급선을 폐쇄하면서, 이날까지 샴시 기지를 비우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샴시 기지는 미 중앙정보부(CIA)가 무인공격기(드론)를 주둔시키며 아프가니스탄 국경 지역의 알 카에다 근거지를 감시해 온 근거지다. 미군이 이곳에서 철수했다는 것은 파키스탄이 아프간에서 이뤄지는 미군의 작전에 더 이상 도움을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001년 아프간전 개전 이후 줄곧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미국과 파키스탄은 1월 CIA 요원이 파키스탄인 2명을 살해하면서 갈등을 빚기 시작했고, 5월 미 특수부대가 파키스탄에 통보하지 않고 파키스탄에 은신해있던 오사마 빈 라덴을 살해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