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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메시 앞에만 서면…

입력
2011.12.1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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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클라시코'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양대 산맥,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맞대결을 지칭하는 용어다.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불리는 라이벌전이다. 형식적으로 스페인이라는 테두리에 묶여 있을 뿐 카탈루냐(바르셀로나)와 카스티야(레알 마드리드) 지역은 사실상 다른 나라다. 그것도 한국과 일본의 관계쯤 된다. 만약 한일전마다 죽을 쑤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가 있다면 팬들의 지탄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다른 경기에서는 펄펄 날지만 유독 라이벌전에서 부진하다면 원성의 강도는 한층 높아진다.

'엘 클라시코'에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6ㆍ레알 마드리드)가 이 같은 경우다. 호날두는'득점 기계'로 불린다. 지난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한 시즌 최다 골(40) 신기록을 세웠고 올 시즌에는 17골을 작렬하며 득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전에서는 '종이 호랑이'로 전락한다.

호날두는 11일 오전(한국시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2011~12 프리메라리가 홈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레알 마드리드는 1-3으로 역전패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12승1무2패(승점 37)로 바르셀로나(11승4무1패)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득실에서 밀려 2위로 내려 앉았다.

호날두는 이날 두 차례 결정적인 골 찬스를 날려버리는 등 무기력한 플레이로 홈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호날두가 팬들의 원성을 산 이유는 '엘 클라시코'에서 거듭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서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와의 6차례 맞대결에서 2골을 넣었다. 스페인 국왕컵 결승전(1-0)에서 결승골을 터트렸지만 정규리그 2경기에서는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얻는데 그쳤다.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경기에서는 득점 없이 침묵했다. 호날두가 입단한 2009년 7월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시즌 국왕컵에서 우승했을 뿐 정규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정상을 밟지 못했다. 바르셀로나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전에서 유독 부진한 호날두에 팬들의 불만이 터진 까닭이다.

호날두의 '엘 클라시코'부진은 바르셀로나의 에이스 리오넬 메시(24)의 활약과 대비돼 더욱 부각된다. 메시는 이날 경기에서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0-1로 뒤진 전반 30분 알렉시스 산체스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현란한 드리블로 레알 마드리드 수비진을 유린하며 역전승에 공헌했다. 메시는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2-0)에서 두 골을 몰아쳤고 올 시즌 스페인 슈퍼컵 2경기에서도 3골을 몰아치며 바르셀로나에 시즌 첫 우승컵을 안기는 등 '엘 클라시코'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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