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골든글러브 수상. 그것도 최다 득표다.
타격 3관왕 삼성 최형우(28)가 '방출의 아픔'을 딛고 9년 만에 최고 외야수로 우뚝 섰다. 11일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11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최형우는 외야수 부문 총 유효표 306표 가운데 286표(득표율 93.5%)를 얻어 전체 수상자 10명 가운데 최다 득표의 영광을 안았다. 2위는 1루수 수상자인 롯데 이대호로 272표(득표율 88.9%)다.
최형우는 올시즌 타율 3할4푼(2위)에 30홈런 118타점 장타율 6할1푼7리로 타격 3관왕을 달성했다. 개인 성적은 물론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아시아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다.
2002년 포수로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네 시즌을 보낸 뒤 방출됐고, 오갈 데 없는 그를 받아준 경찰청에서 피나는 노력 끝에 2군 무대를 평정했다. 골든글러브 최다 득표로 마침내 최고 타자 반열에 당당히 올라선 셈.
최형우는 "나는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다. 밑바닥부터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년 시즌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습생' 출신의 한화 유격수 이대수(30)도 드디어 꿈을 이뤘다. SK 신고 선수 신분이던 2001년 겨울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박진만을 지켜보며 이를 앙다물었던 이대수는 10년 만에 가장 경합이 치열했던 유격수 부문에서 최종 승자가 됐다. 이대수는 올시즌 3할1리 8홈런 50타점을 기록했다. 팀 내 유일한 3할 타자였다.
이대수는 수상 소감도 극적이었다. 시상식 전부터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내가 받아야 야구를 시작하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하던 이대수는 부모님을 떠올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울먹이며 그는 "저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신 한대화 감독님 감사 드린다. 이 자리에 부모님 오셨다.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더 높은 꿈을 향해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올시즌 3할2푼6리 15홈런 83타점을 기록한 롯데 손아섭(23)도 외야수 황금장갑을 처음으로 손에 쥐었다. 손아섭은 "수비가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조원우 수비코치께 영광을 돌리겠다"고 했다.
2루수 안치홍(21ㆍKIA), 3루수 최정(24ㆍSK)도 첫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최정은 "야구하면서 이런 큰 상을 받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영광스럽다"고 말했고, 안치홍은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 감사 드린다. 조범현 전 감독님과 황병열 전 코치께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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