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진은 "화석연료 사용, 시멘트 생산 등에서 나온 이산화탄소가 100억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과학학술지 4일자에 발표했다. 이중 절반은 대기 중에 남아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00년 들어 매년 평균 3.9%씩 증가했다. 세계금융위기가 몰아친 2008, 2009년엔 증가율이 소폭 떨어졌으나 경기가 다시 살아난 지난해엔 전년보다 5.9% 늘었다. 나라별로는 중국이 22억톤으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내보냈다. 그 다음 미국, 유럽, 인도, 러시아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2도 이상 오르면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하는 등 돌이킬 수 없는 '기후 재앙'이 닥칠 거라고 경고한다. 현재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혁명 때보다 0.74도 상승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경제적 이해 앞에 휘청인다. 9일 폐막한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17차 당사국총회에서 일본, 러시아 등은 미국과 중국이 참여하지 않으면 교토의정서 체제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교토의정서는 선진국이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보다 5.2% 줄어야 한다고 정한 협약. 미국은 2001년 이 협약에서 탈퇴했다.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교토의정서 의무 이행 국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후학자들의 모임인 '글로벌탄소프로젝트(GCP)' 책임자 조지프 캐너델 박사는 "세계금융위기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줬지만 이런 영향은 길게 가지 못한다"며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가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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