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사실상 결정돼 있다. 공화당은 8명이 경합 중인데 미트 롬니(64)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뉴트 깅리치(68) 전 하원의장으로 압축되고 있다.
오바마에게 불씨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업무수행 지지도가 40%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해 일각에서 교체론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 1년 전 이런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이 유일하다. 시카고트리뷴이 "재선 출마에 의무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하거나 월스트리트저널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후보자리를 양위해야 한다"는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화당 대권주자들과의 양자대결에서 대부분 승리할 것으로 예측돼 본선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공화당은 혼전 양상이다. 허먼 케인(63)이 성 추문으로 선거운동을 중단하면서 실제 후보는 7명으로 좁혀졌다. 그 여파로 깅리치는 1월 예비선거가 열리는 4개주 가운데 롬니의 텃밭인 뉴햄프셔를 제외한 3개 주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초반 승기를 잡은 듯하지만, 언론 검증이 본격화하고 롬니 진영이 반격에 나서 고비를 맞고 있다. 그는 학업을 뒷바라지한 조강지처를 버리고 재혼한 뒤 다시 여직원과 불륜을 맺는 등 3번의 결혼과 2번의 외도, 윤리규정 위반 등 도덕적 흠집이 있지만 토론에서 소신과 능력을 인정받아 선두에 치고 올라섰다.
오바마에게 맞설 경쟁력은 깅리치보다 롬니가 앞선다. 롬니는 깅리치에게 없는 조직과 자금이 있으나 공화당 주류인 보수층의 신임을 얻는데 실패, 지지율 20%대 벽에 갇혀 있다. 오락가락하는 정책과 말 바꾸기가 주된 이유지만, 지지기반이 넓어 경선이 시작되면 상승세를 탈 것이란 기대가 있다. 보수 유권자운동 티파티의 지지를 받는 론 폴(76) 하원의원은 지지율 3위에 올라 보수층의 분열을 초래하는 스포일러(훼방꾼) 역할을 하고 있다. 케인 낙마가 깅리치에게 호재였다면 폴의 부상은 롬리에게 유리하다.
공화 보수층은 그 동안 오바마가 아닌 롬니의 대항마를 찾는데 주력해왔다. 미셸 바크먼(55ㆍ여) 하원의원, 릭 페리(61) 텍사스 주지사, 허먼 케인이 이 덕분에 차례로 지지율 1위에 올랐다 추락하는 롤러코스트를 탔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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