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이 필요 없는 타자 알버트 푸홀스(31)가 사상 두 번째로 '2억달러의 사나이'가 됐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9일(한국시간) 푸홀스가 LA 에인절스와 10년간 총 2억5,400만달러(약 2,910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뉴욕 양키스와 계약한 10년간 총 2억7,500만달러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규모다.
금액도 금액이지만 놀라운 것은 계약기간이다. 푸홀스는 공식적으로는 1980년에 태어났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미니카 출신 선수들은 나이 어린 기대주로 평가 받기 위해 대부분 2~3살을 빼 자신의 나이를 등록하는 게 공공연한 관행이다. 10년 장기 계약을 이끌어낸 푸홀스는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까지 평균 연봉으로 2,540만달러(약 291억원)를 받게 됐다.
푸홀스 쟁탈전은 치열했다. 올 겨울 스토브리그의 '큰 손'으로 떠오른 마이애미(전 플로리다)를 비롯해 원 소속구단인 세인트루이스 등이 푸홀스를 데려오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지만 10년 장기 계약에다 트레이드 거부권까지 제시한 LA 에인절스가 최종 승자가 됐다.
통산 3차례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푸홀스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자타공인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 올시즌에도 37홈런 99타점을 기록하며 세인트루이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번 장기 계약이 '모험'이라는 지적도 있다. 푸홀스가 현역 최고 타자임에는 분명하지만 장기 계약의 부작용은 이미 배리 지토(샌프란시스코)나 버논 웰스(LA 에인절스) 등을 통해 수 차례나 증명됐다. 푸홀스는 올시즌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타율이 2할대(0.299)로 떨어졌고, 출루율도 2002년 이후 처음으로 3할대(0.366)에 그쳤다. 장타율(0.541) 역시 최저였다. 팔꿈치 부상 여파라 할 순 있겠지만 서른을 넘긴 나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LA 에인절스는 앞서 왼손 에이스 C.J. 윌슨(31)과도 5년간 7,750만달러(약 888억원)에 계약해 둘을 영입하는 데만 무려 3억3,000만달러 이상을 썼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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