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경제연구소들이나 트렌드 분석 집단이 12월이면 새해의 전망을 담은 책을 내놓은 것이 이제 관행처럼 됐다.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SERI ○○○○'라는 이름으로 이런 책을 내기 시작한 것이 벌써 10년을 넘었다. 올해 최고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 의 저자인 소비트렌드 분석가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 , 한국트렌드연구소(소장 김경훈)의 <핫트렌드○○○○> (올해는 <2012 메가트렌드 인 코리아>로 냈다)라는 전망서도 수년째 발간되고 있다. 핫트렌드○○○○> 트렌드> 아프니까>
이런 책들에 새삼스레 눈길이 간다. 내년은 총선, 대선이 치러지는 정치 격변의 해다. 북한이 강성대국 건설을 외치며 체제 다지기에 총력을 쏟겠다고 한 것도 내년이다. 경제는 어렵고 정권 말기의 사회 갈등은 고조될 조짐이다. 이런 책들은 내년의 한국 사회를 어떻게 내다보고 있을까.
'이월된 사회갈등 현안과 새롭게 부상할 사회적 균열로 인해 2012년 벽두부터 한국사회는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는 '양대 선거의 해를 맞이해 간극을 넓혀오던 지역, 계층, 세대, 이념 등 갈등요인들이 서로 결합하면서' 사회갈등이 '복합적'이고 '진폭을 확대'해 갈 것이라고 내다본다.
<트렌드 코리아 2012> 는 내년 양대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국민들이 보여준 새로운 정치문화에 대한 희구'를 꼽고 있다. '소비자의 요구에 맞추지 못하는 상품은 바로 퇴출'되며 그것은 '정치 영역이라고 해서 결코 예외가 아'닐 뿐 아니라 '선택의 주기가 길기 때문에 오히려' 더 폭발적이라고 지적한다. <2012 메가트렌드 인 코리아>는 '안철수가 대통령이 될지 여부는 필연적인 트렌드로 예측할 수 없지만, 그를 관심의 핵으로 끌어올린 맥락 분석을 통해 세대 갈등, 계급 갈등이 폭발할 것이라는 점은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트렌드>
선거라는 외형상 큰 사건의 이면에서 한국사회의 흐름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실은 경제일지 모른다. 미국 경제는 회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유럽연합(EU)은 저성장 기조가 심화하며, 일본은 여전히 성장동력이 취약할 것이다. 심지어 중국마저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
SERI의 세계경제 전망은 '부진의 연속'이라는 한 마디로 요약된다. 국내 경제라고 다르지 않다. 수출, 내수, 경기 부양의 3대 성장동력은 약화하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는 위축된다. 펀더멘털의 개선 등으로 금융 위기 요인이 줄어든 것만 해도 다행으로 알아야 할 형편이다. 다른 전망서들의 예측도 크게 다르지 않다.
SERI는 2011년 한국사회의 목표가치가 '상생'이었다면 2012년에는 '상생'의 가치를 흡수한 '정의'가 최상위 가치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트렌드 코리아> 는 '지금 이 땅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그들 자신의 필요와 문제에 대한 진정 어린 공감'이라며 '진정성'을 내년 소비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로 내놓았다. 트렌드>
내년의 한국 사회를 화약고에 비유하는 <메가트렌드 인 코리아> 는 그에 대한 해법으로 '동행'을 제시했다. '동행 기술'은 '설령 나중에 다른 길을 가게 될지라도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은 서로 힘을 합치는 전략'이다. 다양한 주체들이 가진 다양한 문제해결 능력을 모아 당면한 위기에 함께 대응하는 협력적 파트너십이야말로 기로에 선 한국 사회에 필수적인 가치라고 이 책은 강조했다. 메가트렌드>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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