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는 책은.
"에드워드 사이드의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 ." 말년의>
-왜 이 책을.
"<오리엔탈리즘> 으로 알려진 에드워드 사이드의 유작으로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예술비평에서 벗어나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발상을 던져준다. 흥미로운 담론을 담고 있는 책이지만, 국내에서 사이드의 대표 저서로 회자되지 않고 있다. 베토벤을 비롯해 아도르노, 글렌 굴드, 장 주네 등 시대와 불화하며 제 삶과 예술을 비타협과 파국으로 몰아간 이들의 예술 양식을 분석한다. 이들의 삶과 예술을 다루며 '조화롭지 못하고 평화롭지 않은 긴장, 무엇보다 의도적으로 비생산적인 생산력을 수반하는 말년의 양식'을 탐구하고 있다." 오리엔탈리즘>
-이 책의 좋은 점.
"책에서 사이드가 보는 '말년의 예술'은 조화로운 완성이 아니라 충돌과 긴장이 표출된 예술, 예술가의 주관성이 극도로 전개된 예술을 말한다. '조화로운 아름다움'이란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예술론에서 벗어나려는 예술가들이다. 그 예술가들이 갖고 있는 굉장한 잠재력과 생산력을 에드워드 사이드는 '비생산적 생산력'이라고 일컫는데, 이 부분이 우리에게 사유의 전환을 준다.
우리 사회는 조화와 합의를 미덕으로 삼는 것 같다. 이런 사고는 한편으로 권위적이고 전체주의적인 면도 있다. 예를 들어 사회 모든 사안을 경제 중심으로 재단하면서 다른 여지가 들어설 여백이 점점 줄어들었다. 실용성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문제는 그것만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사회의 모든 가치 판단, 평가 기준이 하나인 것이 전체주의 아닌가. 생산성, 경제성의 반대 가치도 공존해야 한다고 보는데,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사이드는 '시대착오성, 불화, 부조화'는 사회를 발전시키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사이드의 생각을 음악과 미술 등 예술로 포착했다."
-인상적인 대목은.
"말년성은 종국에 접어드는 것, 의식이 깨어있고 기억으로 넘치는 것, 그러면서도 현재를 대단히 예민하게 (심지어 초자연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추천한다면.
"좁게 본다면 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미학과 학생들은 고대 그리스의 조화롭고 완결된 예술의 아름다움부터 예술 미학을 배우는데, 정반대 지점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읽어주었으면 한다. 한편으로 사회질서나 보편성을 다시 생각하고 세계를 다면적으로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모든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 는 백혈병과 싸우던 말년의 에드워드 사이드가 여러 예술가들의 '말년' 삶의 태도를 분석한 책이다. 사이드가 위대한 예술가들의 말년에서 뽑아낸 공통점은 시대와 끊임없이 불화하는 전복의 정신이다. 장호연 옮김. 마티ㆍ245쪽ㆍ1만5,000원. 말년의>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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