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가 부러움을 사는 분야가 있다. 바로 마라톤. 출중한 마라토너의 화수분과도 같은 케냐가 내년 런던올림픽에 어떤 선수를 출전시킬지를 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케냐의 상황은 국가대표 선발전이 올림픽 본선보다 치열한 한국 양궁이나 쇼트트랙을 생각하면 된다. 후보군 중 누가 나가도 금메달이 유력한 가운데 역대 2위 기록을 보유한 선수마저 런던 무대를 밟지 못할 수 있을 정도다.
AFP통신은 올해 남자 마라톤에서 6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한 케냐가 런던 올림픽 출전 선수 3명 중 마지막 1명을 낙점하는데 골치를 앓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일단 9월 대구육상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아벨 키루이(29), 같은 달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3분 38초로 세계기록을 깬 패트릭 마카우(26)는 런던행이 결정됐다.
마지막 남은 티켓을 두고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10월 프랑크푸르트 마라톤에서 역대 세계 2위 기록(2시간 3분 42초)으로 우승한 윌슨 킵상(29), 4월 보스턴 마라톤에서 비공인 세계기록(2시간 3분 2초)을 작성한 제프리 무타이(30), 4월 런던 마라톤에서 도중에 넘어졌음에도 우승을 차지한 에마누엘 무타이(27) 등이 후보군에 올라있다.
선수들은 대표팀 선발에서 배제될 것을 우려 하지만, 누가 올림픽에 나가도 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킵상은 "케냐에는 완지루(올해 5월 사망한 베이징 올림픽 우승자)보다 빨리 뛰는 선수가 많다"며 "런던 올림픽에서 그 사실을 증명하겠다"고 장담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