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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무심코 써온 치약·생리대·제모제, 알고보니 인체 영향 '의약외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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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무심코 써온 치약·생리대·제모제, 알고보니 인체 영향 '의약외품'

입력
2011.12.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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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른 폐 질환 사망의 원인으로 지목된 가습기살균제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하는 고시 개정안이 보건복지부와 총리실의 규제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고시가 확정, 시행되면 가습기살균제는 정부의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제조업 신고를 하고 품목허가를 받아야만 생산과 판매가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생활용품 가운데도 이 같은 의약외품이 의외로 많다. 의약품보다는 미미하지만 의약외품도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 올바른 선택법이나 사용법을 알아야 한다.

생리대, 사용습관 제일 중요

여성들이 사용하는 생리대는 원료부터 안전성과 품질 규격 등을 검사하는 대표적인 의약외품이다. 속옷에 붙이는 보통 생리대와 질 안에 삽입하는 탐폰 둘 다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생리대 때문에 피부질환이나 생리통이 생긴다는 루머가 일부 누리꾼들에게서 나오기도 했다. 관동의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이수윤 교수는 "생리대가 생리통을 유발한다는 의학적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고, 생리 중 피부질환의 원인은 생리대 자체보다는 사용습관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생리대를 쓸 때 피부질환 등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교체 주기를 잘 챙겨야 한다. 양이 많은 날을 기준으로 2, 3시간에 한번씩 갈아줘야 세균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생리기간에는 자궁과 질을 연결하는 자궁경부가 열려 있어 세균에 더욱 노출되기 쉽다. 씻을 때도 비누나 세정제를 쓰지 말고 흐르는 물로만 하는 게 좋다. 생리대에 묻은 분비물과 오래 접촉하면 생리 때에 연약해진 피부에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생리 양이 적더라도 한 생리대를 오래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생리대에서 포름알데히드나 다이옥신 같은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여성도 있다. 실제로 생리대 원료 중 부직포에는 제조과정에 쓰는 결합제 때문에 포름알데히드가 남아 있을 수 있다. 의약외품 규격시험에서 포름알데히드 검출 시험을 거치기 때문에 의약외품 허가 표시가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안전하다. 생리대를 표백할 때 옛날에는 염소가스를 써서 미량의 다이옥신이 나왔다. 그러나 요즘엔 염소가스 대신 이산화염소나 과산화수소수를 쓰기 때문에 다이옥신은 거의 없다.

치약, 입안 상태 따라 성분 따져

치약은 의약외품도 있고 의약품도 있다. 불소가 1,000ppm 이하 또는 과산화수소가 0.75% 이하로 들어 있으면 의약외품, 불소가 1,000ppm을 넘으면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그래서 모든 치약은 반드시 불소 함량을 표기해야 한다.

6세 이하 어린이는 불소를 넣은 치약을 쓰면 안 된다. 불소 치약을 삼키거나 먹으면 이 표면에 흰색이나 누런 색, 갈색 반점이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서다. 만 2세부터 영구치아가 생기는 초등학교 3, 4학년 정도까지는 어린이용 치약을 쓰는 게 좋다. 이보다 어리면 대부분 그냥 삼키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치약을 사용하지 않길 권한다.

치약을 선택할 땐 자신의 구강상태에 따라 성분을 따져봐야 한다. 치은염이나 치주염을 예방하려면 소금이나 초산토코페롤(비타민E), 피리독신(비타민B6), 알란토인류, 아미노카프론산, 트라넥사민산, 치석을 막으려면 피로인산나트륨, 치태를 제거하려면 탄산칼슘이나 이산화규소, 인산수소칼슘, 이가 시리다면 질산칼륨이나 염화칼륨, 인산칼륨, 염화스트론튬 등이 들어 있는 제품을 쓰면 도움이 된다.

제모제와 비누 같이 쓰면 피부 자극

미용에 필수인 제모제와 콘택트렌즈세정액 역시 의약외품이다. 단 제모제 중 테이프나 왁스처럼 물리적으로 털을 제거하는 제품은 공산품으로 분류한다. 화학성분이 들어 있는 제모제는 털 속 단백질(케라틴)을 느슨하게 만들어 떨어지기 쉽게 해준다. 이 반응이 잘 일어나려면 제품의 pH가 10.5 이상이어야 한다. 때문에 같은 염기성인 비누를 함께 쓰면 피부가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알코올이 들어 있는 향수나 화장품도 제모제를 쓰고 바로 바르면 피부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24시간 이상 지난 뒤 사용해야 한다.

콘택트렌즈는 종류에 따라 달라붙는 이물질도 다르다. 소프트렌즈는 친수성이라 단백질이, 하드렌즈는 소수성(疏水性)이라 지질이 잘 흡착된다. 그래서 각각 단백질분해효소와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는 전용 세정액을 써야 한다. 생리식염수는 콘택트렌즈 세정용으로 허가된 것을 사용하되, 개봉 후 1주일이 지나면 오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버리는 게 안전하다.

황사나 환절기 때 많이 쓰는 마스크는 공산품도 있고 의약외품도 있다. 황사 같은 미세먼지나 호흡기 질병, 전염병을 막아주는 의약외품 마스크는 공산품보다 섬유가 촘촘한 특수필터로 만들고 별도의 성능시험도 거친다. 이런 마스크는 제품 포장에 의약외품이란 표시가 따로 돼 있다. 착용 후 겉면을 만지거나 찌그려트려 사용하는 건 금물이다. 세탁하지 말고 한번 쓰고 나면 버리는 게 좋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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