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정지원제한 대학, 학자금대출제한 대학 등 부실 대학을 가려내는 평가지표 가운데 형평성 문제로 대학 측 반발을 불러왔던 취업률, 재학생 충원율 등의 산정방식이 개선된다. 예체능계 대학은 1인 창업자와 프리랜서 등을 취업자에 포함시키고, 재학생 충원율은 정원외 재학생의 반영 비중을 낮춰 외국인학생을 정원외로 무분별하게 유치하는 편법을 차단키로 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송기동 대학지원관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8일 주최한 대학교육정책포럼에서 '대학평가지표 구성의 현황과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교과부는 각 대학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말 대학 평가지표 개선방안을 확정,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취업률 산정방식은 직장건강보험 가입자만을 반영해 졸업생의 상당수가 프리랜서로 창작활동을 하는 예체능계 대학들은 "평가 잣대가 공정하지 못하다"며 거세게 반발했었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국세청 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해 대학 졸업생 가운데 사업자등록을 하고 일정한 사업 소득이 있는 사람을 1인 취업자로 분류, 취업률에 반영하기로 했다. 또한 사업자 등록증이 없더라도 일정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프리랜서로 간주해 취업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아울러 음악, 미술, 무용 등 예술 영역별로 일정 기준 이상 전시회, 공연 등의 실적이 있는 졸업생도 취업률 산정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여학생보다 남학생의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 노동시장의 사회구조적 상황을 고려해 남녀학생의 취업률을 표준점수화해 반영하는 쪽으로 평가지표가 개선된다.
재학생 충원율은 정원외 학생의 반영 비중을 줄이거나 아예 정원내 학생으로만 산정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정원내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한 일부 지방 대학들은 정원외로 외국인 유학생을 과도하게 유치해 충원율을 높이는 편법을 쓰기도 했다. 취업률(20점)과 재학생 충원율(30점)은 대학평가에서 배점 비율이 높은 핵심 지표들이다.
그밖에 1인당 교육비 지표는 등록금이 비싼 대학일수록 유리한 측면이 있어, 등록금 수입 가운데 총교육비를 얼마나 쓰고 있는지 산정하는 교육비 환원율 지표로 대체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학사관리의 국제화 지표에는 한국어능력시험 4등급 이상의 외국인 재학생 비율을 반영해 내실화를 기하고, 등록금부담완화 지표는 등록금 인하수준을 반영하는 것이 검토중이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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