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일본 과학자들이 1만년 전 멸종된 매머드를 복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BBC 방송이 7일 보도했다. 매머드는 코끼리처럼 긴 코와 4m 길이의 어금니를 가진 거대 포유류다. 혹독한 추위에 생존하기 위해 온 몸을 뒤덮은 털을 갖고 있었으나 빙하기인 홍적세 말기에 절멸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시베리아 매머드 박물관과 일본 긴키(近畿)대 연구팀은 8월 보존상태가 양호한 매머드의 넓적다리뼈 화석을 발견하면서 복제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해당 화석의 골수에서 세포핵을 채취해 아프리카 코끼리의 난자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매머드를 복제할 계획”이라며 “5년 안에 복제에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학계의 전망은 비관적이다. 복제양 돌리로 유명한 영국 로슬린연구소는 두 가지 이유를 들어 복제 실험에 성공할 가능성을 5% 이하로 내다봤다. 먼저 매머드의 생물학적 크기를 고려할 때 코끼리보다는 암소가 대리모로 적당하다는 것이다. 또 화석의 보존상태가 양호하더라도 사체에서 뽑아낸 세포가 복제에 사용될 만큼 정상적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2009년에도 최근 멸종된 피레네 아이벡스(굽은 뿔을 가진 야생 염소의 일종)의 피부세포에서 DNA를 추출해 복제를 시도했으나, 복제 염소는 태어난 지 몇 분 만에 호흡기 이상 증세로 죽었다.
영국 그린템플턴칼리지의 찰스 포스터 교수는 “코끼리의 난자를 빌려 실험하는 점을 감안하면 복제 동물은 순수한 매머드라기보다 잡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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