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8일 0시를 기해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를 종료하려던 계획이 법원의 결정으로 무산됐다.
서울행정법원은 7일 KT의 2G서비스 이용자들이"8일로 예정된 2G 서비스 중단이 부당하다"며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KT는 당분간 2G 이동통신망을 유지해야 한다. 또 2G 서비스 종료와 함께 이 주파수 대역에서 시작하려 했던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서비스도 기약 없이 연기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재판부는 "8일 2G서비스 종료로 인해 약 15만9,000여명의 서비스 이용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집행을 정지할 긴급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KT의 2G서비스 종료에 대한 방통위의 승인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절차적ㆍ실체적 위법이 있다고 볼 여지도 없지 않아 본안 재판에서 심리를 거쳐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집행정지는 법원이 집단소송 본안에 대한 판결을 내릴 때까지 유지되는데, 본안 판결이 언제 이뤄질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이에 앞서 2G 이용자들은"방통위는 기간통신사업자가 사업을 종료하기 60일 전에 이용자에게 알리도록 한 전기통신사업법 규정 등 관련 절차를 어겼다"며 2G 사업 종료 승인 취소 청구 소송 및 집행 정지 신청을 냈다.
이들은 또 "KT가 2G 서비스 가입자를 인위적으로 줄이기 위해 집 전화를 불법적으로 끊고 사채업자처럼 젊은 여성 혼자 사는 집에 불쑥 찾아오기도 했다"며 "KT가 불법행위를 저질렀음에도 방통위가 이를 묵과하고 서비스 종료를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KT 측은 "사업 종료 예정 8개월 전인 지난 3월부터 고객들에게 2G 서비스 종료를 공지했고, 지원책 등을 통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며 "방통위가 지난달 23일 KT의 사업 종료 신청을 승인한 것은 이러한 요건을 달성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어쨌든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경쟁사들에게 뒤쳐진 KT의 LTE서비스 상용화는 한층 더 미뤄지게 됐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미 지난 7월 LTE 전파를 쏘아 올리고 관련 시장개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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