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고속도로의 사전 교통수요 예측량이 과다하게 부풀려지면서 정부가 업체들의 적자 보전을 위해 매년 1,000억원의 세금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경기개발연구원 류시균 연구위원에 따르면 1조7,440억원이 투입된 인천공항고속도로의 경우 당초 '2009년 예측 교통량'은 하루 평균 14만6,282대에 달했으나 실제로는 예측 교통량의 42.5% 수준인 6만2,165대에 그쳤다.
또 1조5,256억원이 투입된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는 하루 평균 15만3,250대가 통행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실제 통행량은 52.3%(8만82대) 수준에 그쳤다. 서울~춘천간 고속도로와 인천대교도 각각 예측량의 64.8%, 72.1%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수원~평택간 고속도로는 하루 3만7,480대가 통행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이 수치의 38.1%인 1만4,269대에 그쳐 전국 9개 민자고속도로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만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예측량(7만8,084대)과 실제 교통량(7만2,865대) 비율이 93.3%로 그나마 비슷하게 책정됐다.
교통 수요량이 이처럼 크게 빗나가면서 이들 민간 업체들의 적자를 보전해 주기 위해 정부가 투입한 세금도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인천공항고속도로에는 2009년까지 무려 7,333억원, 천안~논산간 고속도로에는 2,958억원을 각각 정부가 보전했다. 용인~서울간, 서울~춘천간 고속도로에도 각각 24억원, 36억원을 업체에 보전해 주는 등 국토해양부가 최소운영수입보장(MRG)제도에 따라 전국 민자고속도로에 지급한 보전액은 2002년부터 2010년까지 모두 1조2,364억원에 달한다.
특히 2010년 한해 보전지급액이 986억원에 달하는 점으로 미뤄 올해도 1,000억원 가까이 혈세가 투입될 것으로 류 연구위원은 내다봤다.
류 연구위원은 "민간투자사업 관리와 효율성을 높이려면 민관합동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정부고시 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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