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가 내년에 폐지되면 전국 144만명에 달하는 다주택자가 혜택을 보게 된다. 당초 중과 유예 시한인 2012년말까지 서둘러 집을 내놓아야 했던 다주택자들은 더 이상 매각 시점을 조절할 필요가 없어졌다. 특히 내년에 다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시행될 예정이어서 양도세 감면 효과는 50%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2주택 보유자가 2억원에 산 집을 10년 이상 보유한 뒤 10억원에 판다고 가정할 경우, 양도세 중과 시에는 세율이 50%가 적용돼 총 4억3,860만원의 세금을 내야 된다. 하지만 중과세가 폐지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적용을 받게 되면 세금은 1억9,820만원으로 줄어든다. 세금 감면 효과가 54.8%나 된다. 3주택자라면 세금이 62.3%나 감소한다.
2억원짜리 주택을 5년간 보유한 뒤 7억원에 팔아 5억원의 시세차익이 생긴 경우라면 1억4,620만원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양도세를 중과했을 때보다 세액이 2주택자는 46%, 3주택 이상 소유자는 55% 줄어들게 된다.
매도할 주택이 강남, 서초, 송파구 등 강남 3구 투기지역에 있다면 일반세율 6~35%에 10%포인트 특별할증이 붙어 계산이 조금 달라지겠지만, 역시 세제 혜택은 50%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는 내년 말까지 유예돼 있어 올해와 비교해 세율이 낮아지는 건 아니다. 다만 내년에는 다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추가로 신설되는 만큼 실제 양도세 부담은 올해보다도 15~30% 더 줄어들 전망이다.
다주택을 매입해 주택임대를 하는 임대사업자 등록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국민은행 WM사업부 원종훈 세무사는 "종전에는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매입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이 경우 5년간 의무적으로 집을 팔지 못하고 임대를 줘야 했기 때문에 앞으로 양도세 중과가 폐지되면 조세 회피 목적의 임대사업자 등록은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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