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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토크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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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토크콘서트

입력
2011.12.0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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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음악을 대신하는'토크콘서트'열풍이다. 여기저기서 정치인 경제인 교수 시골의사 스님 개그맨 연기자가 이야기판을 벌인다. 급기야 지상파 TV도 가세했다. 정치인들은 잽싸게 출판기념회 형식까지 바꾸었다. 취업박람회 이름도 이제는'2011 희망 전북 취업콘서트'이다. 명사초청 강연을 아예 지성 콘서트로 바꾸어버린 대학도 있다. 대학 입시생을 위한 토크콘서트, 코리아브랜드 탐험대의 토크콘서트도 열렸다. 마니아까지 생겼다. 안철수 원장과 시골의사 박경철이 시도한 의 성공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유행이자, 문화이다.

■ 직접 만나지 않고도 얼마든지 즉각, 동시에 여러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소셜네트워크(SNS)시대에 아날로그적'광장 문화'를 상징하는 토크콘서트의 열풍은 일종의 역설이다. 이를 두고 다양한 분석, 긍정과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그만큼 쌍방향 소통에 대한 굶주림이 크다는 반증이다. 서로 얼굴 마주 보고 마음을 열고 자유롭게 이야기해보자. 너는 높은 강단에서 일방적으로 말하고, 나는 밑에 앉아 듣기만 하는 것은 싫다. 같은 눈높이로 내 의견도 말하고, 너의 생각도 들어보고, 어려움을 함께 아파하고,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 그냥 이름만 토크콘서트로 바꾼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강단에서 내려만 온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말해 봐, 뭐든 들어줄 테니"라는 태도로 무조건 고개를 끄덕여서도 안 된다. 균형감각을 갖고 때론 단호하게 "그게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그것을 연역법이 아닌, 소크라테스와 아테네 지식인들의 대화처럼 귀납적 대화방식으로 깨닫게 해야 한다. 뛰어난 말재주, 재치가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사자를 흉내 내는 것은 사자가 아니라 원숭이'이듯 모방은 진짜가 아니다. 자기 식으로 편하게 해야 한다.

■ 편안하다는 것은 나의 욕심, 나의 울타리를 버렸다는 얘기다. 그래야 마음에 빈 공간이 생기고 장애물이 없어져 다른 사람을 담을 수 있다. 이것으로 소통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서로 넘나들어도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동질성으로 상대도 버리고 부수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 없이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 달콤한 약속도 토크가 되지 못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소설 에서 유머는 공감이라고 했다. 토크콘서트의 주인공들이여! 자신의 풍자나 유머에 반응이 썰렁하고, 분위기가 어색하다고 느낀다면 이유는 하나다. 속셈을 버리지 못한 탓이다.

이대현 논설위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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