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고급주택가에서 떼강도 행각을 벌이다 붙잡힌 주범 장모(57)씨가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영완(58)씨 집을 털었던 경험담을 내세워 공범을 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장씨는 공범을 모집할 때 구치소 동기 등 지인을 만난 술자리에서 “김영완 집에서 거액을 털어 징역을 살았다. 비자금을 숨겨둔 또 다른 고급 주택가를 알고 있다”며 강도 전과자들을 범행에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범 김모(44)씨 등은 장씨의 무용담에 반신반의하면서도 결국 장씨의 ‘입담’에 넘어가 이태원동 범행 등에 가담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장씨는 2002년 3월 김영완씨 자택 강도행각으로 턴 금품이 현금 8억원 등 180억원대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양도성예금증서(CD)와 채권 200억원을 포함, 총 1,4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장씨의 주장이 과장됐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양도성 예금증서(CD)의 경우 현금과 동일해 자신이 갖고 있다면 현금화가 가능한데도 다시 떼강도 행각을 벌인 걸 보면 신빙성이 없고 비자금이 있는 또 다른 집을 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씨는 2002~2003년 강남서와 서대문서 등 3~4개 경찰서를 거치며 조사를 받을 때 과대망상적 언행을 보였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한편 경찰은 장씨가 현금과 고가의 금품을 보관하는 부유층 주택을 정확하게 범행 대상으로 삼은 데 따라 장씨의 정보수집 루트를 캐고 있다. 장씨는 지난 3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1억1,000여만의 금품과 수십억원에 달하는 이조백자를 훔친 혐의로 6일 구속됐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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