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6 재보궐선거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후보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으로 마비시킨 혐의를 받고 있는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 공모(27ㆍ구속)씨가 선거 전날 밤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IT업체 대표 강모(25ㆍ구속)씨와 30여 차례 통화할 당시, 전ㆍ현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 2명 등 5명과 술자리를 가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2명의 의원 비서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비서 김모(30)씨와 공성진 전 의원의 비서 출신 박모(35)씨다. 아울러 공씨가 범행시간대인 10월25일 밤 11시부터 26일 아침 9시까지 강씨 외에도 제3의 인물 3명과 통화한 것으로 드러나 디도스 공격의 사전 모의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경찰은 6일 이 술자리에 있었던 박 의장의 행사의전 비서(전문계약직 라급) 김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했다. 김씨는 최구식 의원실 전직 비서로 국회의장실로 옮기면서 공씨를 최 의원실에 취업 알선해준 인물이다. 박 의장 측은 김씨가 지난 5일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공씨의 범행 당시 정황 및 동기, 배후 등을 규명하기 위해 범행 시간대인 10월25일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서울 강남의 B룸살롱에서 공씨와 자리를 함께한 5명을 모두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했다"며 "범행과 연관된 자리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밤 술자리는 박 의장 비서 김씨가 주선했다. 3명의 전ㆍ현 의원 비서 외에 검찰 수사관 출신 사업가 김모(39)씨, 피부과 병원장 이모(37)씨, 변호사 김모(33)씨 등이 합석했다. 경찰은 참고인 5명 전원에 대해 출국금지 절차를 밟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참고인들이 입을 맞춘 듯 이 술자리에서 '정치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며 "3명이 전ㆍ현 의원 비서이고, 선거 전야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식 밖"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