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의 찰스 로드(26∙203㎝)는 이번 시즌 내내 '미운 오리 새끼'였다. 전창진 KT 감독의 간곡한 권유에도 불구하고 올 여름 몸을 제대로 만들지 않은 탓이다. 한 마디로 게으름을 피운 셈. 가라앉은 몸 상태는 시즌이 시작되자 곧바로 드러났다. 1라운드에서 개인 플레이에만 의존한 로드는 체력도 지난 시즌에 비해 뚝 떨어졌다. 전 감독은 일찌감치 로드를 교체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이 지연되면서 로드는 지난 시즌 좋았을 때의 몸 상태를 조금씩 되찾고 있다. 그래도 로드는 여전히 교체 대기다. 국내 무대에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로드가 오랜만에 전 감독을 웃게 했다.
30점 17리바운드를 올린 로드를 앞세운 부산 KT가 6일 울산에서 벌어진 2011~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울산 모비스를 71-54로 눌렀다. 시즌 15승(8패)째를 올린 KT는 전주 KCC를 밀어내고 단독 3위로 점프 했다.
1쿼터부터 KT가 기선을 잡았다. 김도수(10점)의 중거리 슛과 조성민(13점)의 3점슛 두 방으로 경기 초반 멀찌감치 달아난 KT는 로드가 골밑을 장악하면서 손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로드는 모비스의 외국인센터 테렌스 레더(27점 15리바운드)를 앞에 두고 힘 있는 포스트 플레이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레더가 떨어지면 중거리 슛으로 상대의 기를 죽였다. 로드는 어시스트도 4개나 기록했다.
로드에 눌린 모비스는 이날 1, 2쿼터에서 총 17점에 그쳤다. 전반 17점은 역대 정규시즌 팀 전반 최소 득점 2위에 해당하는 기록. 팀 전반 최소 득점 기록은 2009년 12월 서울 SK가 안양 KT&G(현 인삼공사)를 상대로 넣은 15점이다.
한편 원주에서는 단독 선두인 동부가 고양 오리온스를 73-66으로 꺾었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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