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홈런왕'이승엽(35)이 프로야구 '연봉킹'에 오르며 8년 만에 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삼성은 5일 이승엽과 1년간 연봉 8억원, 플러스 옵션 3억원 등 총 11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2004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로 진출했던 이승엽은 8년 간의 일본 생활을 청산하고 친정 대구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일본 진출 직전인 지난 2003년 연봉 6억3,000만원을 받았던 이승엽의 연봉은 1억7,000만원 인상됐다. 8억원은 2004년 삼성 심정수의 7억5,000만원을 뛰어 넘는 역대 최고액이다. 한화로 유턴이 확정된 김태균이 이를 다시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이나 일단 이승엽이 '신기록'을 세웠다.
삼성과 이승엽은 공식적인 첫 만남에서 도장을 찍어 그간 충분한 교감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승엽은 오릭스에서 퇴단을 선언할 때부터 "삼성이 아닌 다른 팀으로 가면 좀 이상하지 않겠나. 삼성에서 은퇴하는 게 마지막 꿈"이라고 친정팀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고, 류중일 삼성 감독 역시 "여러모로 환영"이라고 말해 이승엽의 삼성 복귀는 기정사실화됐다.
이승엽은"다시는 못 돌아올 줄 알았는데 복귀한다는 생각에 말 못할 기쁨을 느낀다"면서 "삼성은 마음의 고향으로 일본으로 떠날 때 죄송한 마음이 가득했다"면서 구단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승엽은 연봉 문제에 대해서도 "자존심만 세워주셨으면 좋겠다. 근데 그게 어느 정도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고 말해 왔고, 이날도 사실상 백지위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도 국내 최고 대우로 화답했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지난 95년 삼성에서 데뷔한 이승엽은 2003년까지 9년 통산 타율 3할5리에 324홈런, 948타점을 남기고 일본으로 떠났다. 개인 통산 5차례 홈런왕에 올랐고, 2003년에는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을 세우며 한국 야구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일본에서는 지바 롯데와 요미우리, 오릭스 등 3개 팀을 거치며 타율 2할5푼7리에 159홈런, 439타점을 기록했다. 또 지바 롯데와 요미우리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승엽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는 게 야구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홈런 30개 정도는 어렵지 않게 쳐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엽의 복귀로 삼성은 내년 시즌 한국시리즈 2연패에 청신호를 켰고, 사상 첫 700만 관중을 내다 보는 프로야구 흥행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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