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로 오염된 토양을 바다에 투기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다니하타 이사오(谷畑勇夫) 오사카대 핵물리연구센터 교수팀 등은 3일 오사카대에서 열린 방사선연구회에서 해수에 부식하지 않고 높은 수압을 견딜 수 있는 용기에 오염된 토양을 담아 일본 근해에 투기하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전했다.
연구팀은 "방사능 오염 밀집지대인 후쿠시마 제1원전 북서쪽 일대 150㎢의 토양을 용기에 담아 수심 2,000m 아래로 가라앉히는 방법이 최고의 대안"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용기가 파손돼 토양이 유출되더라도 물보다 무거워 바다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낮다"며 "오염 토양에서 검출되는 방사선량은 원전사고로 바다에 유출된 방사선 총량의 5% 밖에 되지 않아 추가 오염의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4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수습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수 1만5,000톤을 인근 국가에 알리지 않은 채 앞바다에 방출해 한국, 러시아 등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오염토양 해양투기가 부각되는 것은 오염 토양을 처리할 뾰족한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후쿠시마현 내에서만 1,500~3,100만㎥ 가량의 토양을 제거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가 이 제언을 받아들일 경우 국제사회가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문부과학성의 토양 오염지도를 작성하는 등 정부의 원전 대책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연구팀의 제안은 방사성 폐기물 해양투기를 금지하는 런던조약에 위배될 가능성이 높다"며 "환경문제가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하더라도 국제적 비난을 감수하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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